조계종 스님들의 습의(習儀)를 종단차원에서 통일하고 체계화시키기 위한 ‘전문습의사’ 제도 신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교육원장 청화)은 이와 관련해 7월 20일 교육원 회의실에서 율원장 간담회를 열고 전문습의사 제도 시행을 위한 관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송광율원 지현, 해인율원 혜능, 총무원 총무부장 무관 스님 등은 전문습의사 제도의 필요성이 충분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앞으로 계단(戒壇) 관계자가 모두 모이는 오는 9월, 제27기 행자교육원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제도시행에 필요한 준비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제도가 시행되면 전문습의사는 스님들의 수행일과, 행동거지, 의식 등을 배우는 일에서부터 예불과 참회에 이르기까지 습의예참(習儀禮參) 전반을 연구하고 교육하게 된다. 또한 의식과 습의에 대한 전문적 연구가 가능해지고 각종 연수ㆍ행자교육ㆍ수계산림 등에서 상시적인 습의 교육이 가능하다. 실질적 상근 종무직의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습의사는 주로 계율을 배우는 율원에서 파견된 율원생들이 행자교육원 기간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습의를 지도해왔기 때문에 습의교육의 연속성과 통일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행자교육원 개원 하루 전에 열리는 ‘습의예행회’에서도 각 율원에서 파견된 습의사들 사이에서 의식을 통일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육원 관계자도 “지난 2000년에 조금씩 다른 습의(習儀)를 통일하기 위한 종단차원의 <습의교안>이 발간된 적이 있지만 이후에도 율원과 총림사이 혼란은 여전했다”며 체계적 전문인력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도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습의사 관련 법령의 제정, 인력확보를 위한 예산지원, 위상과 권한에 대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해인율원 율원장 혜능스님은 “전문습의사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정된 율원 졸업자 가운데서 종무직 전문습의사 선발하기보다, 율원 연구생 중에 습의 전문가를 배출하는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며 실제 제도시행 후 인력확보의 어려움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