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액수를 보시한 것도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계속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복이지요.”
1999년부터 현대불교신문 법보시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오병희(71·법명 춘몽) 보살은 ‘영수증을 받기 미안할 정도로 작은’ 보시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말한다.
오 보살은 남편과 자녀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쪼개 의정부 선재동자원과 신문보내기 법보시 후원금으로 내놓고 있다. 여든의 나이에도 자신의 자원봉사활동과 보시를 돕고 있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놓는다.
오 보살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내 것을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또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어 긍지를 느낀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혼자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해야 더 의미가 있다는 오병희 보살. 이제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느껴져 인근에 살고 있는 ‘도반’들과 함께 절에 나가고 봉사를 하는 일을 당연시 한다.
나누는 삶 뿐만 아니라 수행에도 열심인 오 보살은 평소에는 참선과 금강경 독송으로 신심을 키우고, 하안거 기간인 요즘에는 딸들과 며느리를 앞세워(?) 매일 안양 한마음선원을 찾아 ‘삼매’에 든다. “선 체조에 이어 차분하게 참선을 하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져 더 신명나게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렇듯 수행과 보시가 몸에 밴 오병희 보살은 “나누며 살아가는 일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다른 여러 사람이 행복해짐으로써 내가 행복해진다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조그만 보시부터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서원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