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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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나누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형제"
불국토 법인 설립 10주년 맞아 자비의 헌혈 행사
헌혈증서를 들어보이는 불국토 직원들.
헌혈량이 급감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혈액 수급 파동은 날로 심각해져서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의 수술이 연기되고 혈소판 공급이 필요한 백혈병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7월 20일 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산하 기관의 직원, 자원봉사자, 지역 주민이 참여한 ‘백혈병 심장병 어린이 돕기 불국토 자비의 헌혈 행사가 더욱 의미를 더하는 이유다.

초복이었던 20일 오전 10시, 양정청소년수련원 앞에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버스가 세워졌다. 양정청소년수련원, 컴넷 하우스, 양정재가노인복지센터 직원들이 헌혈을 위해 차례로 버스에 올랐다. 신분증을 지참하고 헌혈에 앞서 외국여행 여부, 병력 등을 기재하고 나면 피검사가 이어진다. 헌혈 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신분 조회까지 마쳐야 비로소 헌혈이 가능하다. 평소 헌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엄두를 못 내던 직원들도 용기를 냈는데 몸무게 미달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여직원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꽤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하고 헌혈을 할 수 있게 된 직원들은 의기양양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헌혈대로 오른다. “학교 다닐 때 이후로 처음인데 혈액이 꼭 필요한 사람을 위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간염, 혈압 검사 등 건강도 점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잖아요.” 최인숙(컴넷 하우스)

“장기기증까지는 조금 고민이 되지만 헌혈은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헌혈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 자주 하는 편입니다.” 장봉주(양정청소년수련원)

‘나도 헌혈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어서 기쁘다’ ‘꼭 헌혈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등 불국토 직원들의 반응도 가지가지다. 헌혈 행사 막바지 즈음, 양정청소년수련원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헌혈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 아들 현호의 손을 잡고 헌혈을 위해 달려온 조래성씨는 “우리 아이한테 아빠가 헌혈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참여했다”며 “아이들이 헌혈하는 것을 보고자라야 나중에 커서도 헌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다. 헌혈을 마친 아빠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지금은 피를 뽑는 게 무섭고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새로운 피가 또 생기니까 걱정 없어. 내 피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니까 주는 거야.” 초등학교 2학년인 현호는 알 듯 모를 듯한 말에 그저 웃기만 한다.

헌혈 행사는 주민과 강좌를 듣는 수강생까지 동참하면서 2시간 남짓 이어졌다. 불국토 자비의 헌혈 행사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이수민씨는 “지난 4월 이후 헌혈자수가 많이 줄어들어 혈액재고량이 바닥상태다. 최소 3일치는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하루 분량도 안 남아 있다.”며 “불국토의 헌혈 행사가 더욱 고맙고 값지다”고 말했다.

2회 째를 맞은 불국토 자비의 헌혈 행사에는 양정청소년수련원, 영주암 자비원, 개금복지관, 용호복지관, 컴넷 하우스, 부산시청소년쉼터, 보현어린이집, 용호어린이집 직원 및 지역 주민 등 3백 여명이 동참했다. 헌혈 접합 판정을 받아 헌혈에 동참한 사람의 헌혈증서는 현대불교신문을 통해 생명나눔실천회로 전달될 예정이다. 전달식은 22일 오후7시 부산 대림웨딩홀에서 불국토 설립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피를 나눈 형제'라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피를 나눠주며 보살의 길을 서원한 불국토 직원들은 이번 자비의 헌혈 행사를 계기로 혈액 수급 파동이 잠재워지길 희망했다. 만 16세 이상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헌혈이 가능하다.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실천, 결코 멀리 있지 않았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4-07-21 오전 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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