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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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차 세계여성불자대회 평가 좌담 열려
"언어 장벽 넘어 한국 불교 세계화를"
經)>을 통해 재가 여성불자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승만경>을 가르칠 백고좌를 열어 재가신자 교육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혜원: 쏘모 스님이 발표한 논문이 ‘미국에서의 불교교육’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의 근무처가 가톨릭 대학이라고 합니다. 이교도들이 불교를 알기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비해 우리는 그런 면이 부족합니다. 이향순 교수님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불교를 알고 싶어 하는 미국 젊은이들을 가르쳤던 경험을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맞는 불교 교육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

이향순: 다른 타종교 성직자들은 불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스님들은 수행에 바빠서 그런지 타종교의 기본 신앙이론에 대해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아요. 당장 실행에 옮기기 어렵더라도 앞으로는 스님들이 서양 종교와 철학을 제도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서양종교와 철학을 이해하면 불교가 왜 우수한가를 금방 알 수 있죠. 아직도 불교가 비현실적이고 전통만을 중시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직접 학생들과 함께 체험을 하고, 또 같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야 합니다.

혜원: 한국불교는 타종교를 긍정적으로 배려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그런데 상대종교에 대한 지식은 없어요. 최근의 이라크에서 사망한 김선일 씨 사건도 종교적 이해의 부족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죠. 오히려 신부, 수녀들이 동국대에서 공부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또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에서는 불교 동아리를 허용하는데 동국대는 기독교 동아리를 제재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일반학생들에게 좌선을 강의하면 불교에 대한 인식이 변한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감 부족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명성: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닫혀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종교학 공부도 비교종교학을 많이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천주교, 기독교는 불교를 연구해서 박사학위 받은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불교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종교를 연구해야 우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각국 여성불자들이 눈을 번쩍 떴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선의의 경쟁을 시작한 겁니다. 한국불교와 비구니 승단을 부러워하고 우리를 따라 배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한국 여성불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이향순: 비구니 스님들도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모든 스님이 다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 포교, 연구, 문화, 예술 등에 재능이 있는 인재를 각 분야별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인자: 스님 교육도 중요하지만 재가자 교육도 중요합니다. 한국 총림이 5군데죠. 거기서 일년에 한 사람씩만 재가자를 교육시켜도 불교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명성: 여성은 근본이 모체입니다. 어머니라는 거죠. 고귀한 자비정신. 그것이 바로 부처님 정신입니다. 우리가 열등한 자리에 있어서 평등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원래 불법은 평등한거죠. 남녀의 상이 끊어진 자리가 부처님의 본자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여성들이 온화한 표정, 친절한 행동으로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고 이웃에게 행복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가정의 교육자가 어머니기 때문에 한 가정, 한 나라, 온 세계의 행복도 여성으로부터 좌우됩니다. 그러니 우리 여성의 책임이 크죠. 여성불자대회를 마치면서 앞으로 횃불을 좀더 높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칭찬만 듣고 말 것이 아니라 우리 손에 쥐고 있는 횃불을 좀더 높이 들어서 세계를 비추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서원했습니다.

비구니들은 세계 불자들의 진정한 찬사를 들을 만큼 실력을 쌓고 재가자들은 모두 승만 부인이 됩시다.(일동웃음)

이인자: 승만부인이 되자는 말씀이 불교여성개발원의 희망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기쁩니다. 약소국의 여성 불자들은 아직도 스님조차도 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그분들 위해서 실질적인 지원할 수 있게 별도의 위원회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 드립니다.

이향순: 제 발언을 마무리 하면서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세계인들이 한국불교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잘 새겨봐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자족해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자칫 밖에서 온 사람들에게 좋은 것은 다 퍼주고 우리에겐 아무것도 안 남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질 때 우리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둘째로 우리가 비구니의 종주국이라고 말하면서도 한국 비구니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연구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준비하는 일이 절실합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자료 하나하나를 소중히 챙겨야합니다.

명성: 늘 강조하지만 이제는 종교의 전환기가 왔습니다. 기독교 천주교는 최고봉에 이르러서 이제 점점 내리막길을 걷지만 지금은 우리 불교가 점차 성하는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연구하지 않았던 것을 세계 사람들 연구한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번 세계 여성불자대회는 한국불교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성찰의 계기였습니다.

참가자: 명성 스님(대회장), 본각 스님(대회 추진위원장), 이인자 원장(불교여성개발원), 이향순 교수(미국 조지아 대학)일시: 2004년 7월 12일 오전 10시
장소: 전국비구니회관 접견실

사회: 혜원 스님(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조용수 기자 | pressphoto@buddhapia.com |
2004-07-19 오전 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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