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의 청와대앞 단식농성이 16일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조계종 충청 지역 본ㆍ말사 주지 스님들이 결의문을 발표했다. 제 5교구 마곡사, 제 6교구 법주사, 제 7교구 수덕사 소속 본말사스님들은 7월 15일 결의문에서 “최근 부산고등법원이 소송 종료 시까지 공사중단을 정부에 권고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역시 마땅히 재실시돼야 한다”며 “이제 정부가 대답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스님들은 또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수행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며 “생명가치를 돈의 가치 밑에 두고 있는 정부의 단견에 분노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수행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거룩한 수행자의 생명을 던진 호소에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언제까지 귀와 마음을 닫고 있을 것인가?
생명은 거룩한 존재이다. 내 몸 뿐만 아니라 내 몸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자연과 모든 생명들은 거룩한 님이요 부처님이다.
지율 스님은 패랭이와 조팝나무와 철쭉과 도롱뇽과 계곡의 소리를 듣고 수행자의 도리로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수행자의 약속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할 지고의 가치관이다. 생명이 거룩하다 함은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삶의 원천이기 때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율 스님의 호소에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동시에 생명가치를 돈의 가치 밑에 두고 있는 정부의 단견에 대해 분노한다. 분노를 안으로 삭이고 있음을 한탄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생명의 소리에 이제 귀와 마음을 열고 대답해야 한다. 정부에 묻는다. 생명을 살리자는 절절한 호소를 하고 있는 수행자를 죽음으로 내 몰 것인가? 수행자의 처절한 목소리에 대해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그대로 묻을 것인가? 노선을 변경할 것인가 아니면 천성산 고층습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보호대책을 강구하여 제시하겠는가?
지율 스님은 이미 숱하게 물었다. 그러나 정부가 결정했으니 국민들은 따라야 한다는 권위적인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최근 부산고등법원은 소송 종료 시까지 공사중단을 정부에 권고하였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역시 마땅히 재평가 되어야만 한다. 이제 정부가 대답해야할 때이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다독이며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게 우리의 간곡한 결의를 모아 다시 한번 촉구한다.
- 천성산 고층습지 보호대책을 즉각 제시하라.
- 부산고등법원의 권고에 따라 정부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라.
- 지율 스님의 거룩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가지 말라.
불기 2548년(2004)년 7월 15일
대한불교조계종 제 5교구 법주사, 제 6교구 마곡사, 제 7교구 수덕사
본ㆍ말사 주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