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스님들로 구성된 승가단체인 보현도량(회장 도명·서울 백련사)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시 봉헌’ 발언과 관련해 7월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명박 서울시장의 참회를 촉구했다.
보현도량은 성명서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하여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다종교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수 십 년간의 종교간 대화 및 평화를 위해 정진하는 여러 종교지도자들을 걱정하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시민소환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현도량은 기독교 교단에 대해서도 “기독교 교단의 신학적 차원에서의 입장표명이 의례적 입장발표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우리 한국불교태고종 보현도량회원들은 2004. 5. 31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하여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다 종교 국가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수 십 년간의 종교간 대화 및 평화상태를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여러 종교 지도자들을 걱정하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판단하여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첫째,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이 시장은 개인적인 신앙행사라 변명하고 있으나 서울시 휘장이 사용된 도구 등을 볼 때 명백히 공적인 언행이라 여기며, 공적인 입장에서 특정종교에 지나치게 치우친 언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며 이 시장의 대 서울시민 참회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천명하는 바이다.
둘째, 금번 서울시 봉헌서는 서울특별시장 이 명박 장로 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의 명의로 작성되어 있고, 기독교 교단의 지도를 받는 청년 단체회원 일동이 주관하는 행사며, 어떠한 형태로던 기독교단의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기독교단차원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셋째, 신앙의 자유와 다양한 종교를 지닌 서울시민의 평화를 위해 종교간 화해에 앞장서야 할 책임을 가진 서울시장이 공직의 이름을 걸고 특정종교의 이익을 위해 다른 종교를 믿는 서울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언행을 한 것은 시장으로서의 자질에 의심스럽다 아니할 수 없다.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시민소환운동에 나설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넷째, 금번 사태는 종교간 화해와 평화를 위해 대단히 부적절한 것으로서 이웃종교 지도자들 특히 기독교의 지도자들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 시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적지 않은 종교지도자들이 '부처님 오신 날'과 '성탄절'을 전후하여 축제일을 서로 경축함으로써 사회 공통의 지향과 종교간 편향을 극복해 나가고 이웃종교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이 때에 이해를 같이하기 위해서는 밖으로부터의 요구도 수용해야 하지만 안으로부터의 자정노력이 더 진실하다고 인정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기독교 교단의 신학적 차원에서의 입장표명이 의례적 입장발표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다섯째, 서울시장은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 장으로서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언행에 대해서는 사려 깊게 헤아리고, 신앙인으로서도 종교간 화합과 전체 국민통합을 위해 기도하는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한다.
태고종 보현도량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