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반농반선 불교라야 한다”(운애 스님이 <홍법우>에 기고한 글)
근현대 한국불교의 선농관(禪農觀)에 따른 승려의 노동은 불교의 대중화와 민중화로 귀결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종명 스님(의상만해연구원 연구원)은 계간 <불교평론> 여름호에 발표한 ‘왜 일하며 수행해야 하는가’란 논문을 통해 “근현대 한국불교의 노동을 통한 경제적 자립은 승단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지름길이며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매개였다”라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승려의 노동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만해는 <조선불교유신론> 등을 통해 승가의 자주성, 특히 인권회복을 위한 노동을 강조해 이후 승단에서의 노동을 공론화 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용성은 중국 용정의 ‘선농당(禪農堂)’과 경남 함양의 ‘화과원(華果院)’ 등을 통한 노동뿐 아니라 노동을 통한 사회적 구제책을 실천했다. 이밖에도 사원의 자주화를 위한 노동을 상기시킨 김만태와 춘은, 선원의 반농반선을 실천했던 백학명, 농즉선(農卽禪)을 주장한 석운애, 사부대중의 노동공동체를 구상했던 정봉윤 등 사회대중과의 호흡 속에서 승단이 발전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노동 소외의 측면에서 소작농에 대한 관심과 해법들을 제시한 김경주의 사상은 당시 불교의 노동이 근대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종명 스님은 “현재 승단의 문제 또한 사회적 안목의 부족과 승려들의 나태, 물질적 소유욕 등 당시의 지적과 다음이 없음을 볼 때, 당시의 고민과 실천에 대한 관심은 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불교평론>에는 ‘간화선과 위빠사나, 그 접점과 경계’를 주제로 한 쟁점(각묵 스님, 김재성, 조준호 박사 기고)과 특집 ‘현대사회를 향해 불교를 말한다’ 등 다양한 글이 게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