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 스님 탄신 800주년을 앞두고 군위군 고로면 인각사(麟角寺) 경내의 보각국사비(普覺國師碑ㆍ보물 제 428호) 재현을 위한 자문회의가 7월 8~9일 양일간 인각사에서 열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예능민속실장)ㆍ양진조(학예연구사) 씨와 금석문연구가 박영돈(68) 씨를 비롯해 황패강(단국대 명예교수)ㆍ정병삼(숙명여대)ㆍ김상현(동국대)ㆍ채상식(부산대)ㆍ김상영(중앙승가대) 교수, 법타 스님(은해사주지)ㆍ상인 스님(인각사 주지)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박영돈 씨가 30여년간 연구하고 수집하여 복원한 보각국사비 탁본에 대한 학계전문가들의 고증작업이 이뤄졌다.
양일간 진행된 고증작업결과 보각국사비 후면 음기(陰記)에 있는 대선사(大禪師), 수좌(首座), 선사(禪師), 입선(入選), 산림(山林), 삼품(三品) 등으로 분류된 일연 스님 문도들의 배열부분만 정병삼, 김상영 교수가 7월 말까지 재정리하기로 하고 나머지 앞면은 탁본대로 재현할 것을 확정했다.
인각사 보각국사비는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一然)스님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로써 그의 제자인 청분(淸분)스님에 의해 1295년(고려 충렬왕 25)에 세워졌으며, 비문은 당시의 문장가인 민지(閔漬)가 왕명을 받아 지었고, 글씨는 왕희지(王羲之)체를 집자(集子)하여 만들었다.
비문의 서체가 수려하여 중국에까지 명성이 자자할 정도였으나, 잦은 탁본 등으로 인해 점차 훼손되어 현재는 약간의 비편(碑片)만이 남아있고 판독이 가능한 글자는 전면(前面) 227자, 후면(後面) 142자 정도이며, 탁본마저 완벽하게 전해지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보각국사비는 일연 스님의 상세한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고, 특히 음기에 수록된 그의 문도들을 통해 당시의 불교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불교사 및 문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