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 여름. 차가운 물 한잔이 간절해지는 때다. 하지만 0℃~4℃의 차가운 물은 위에 부담을 줘 다른 음식물의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또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이 찬물이나 찬 음료를 많이 마시게 되면 위에 부담을 주게 돼 배탈이 나기 쉽다.
옛선인차회 강우석 회장은 “여름에는 찬 음료 대신 약성이 시원한 녹차와 감잎차, 뽕잎차, 국화차 등을 마시는 것이 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감잎이나 오미자, 구기자 등은 열을 내리고 기운을 보충해 주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회장은 “약성이 시원한 차라고 해서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몸이 냉해지고 자칫 설사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여름철에 마시기 좋은 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연꽃차
7월 중순에서 8월말까지 절정을 이루는 연꽃은 해열ㆍ지열 작용이 있으며 설사를 하거나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에게 좋다. 사찰음식연구회장 홍승 스님은 “연꽃은 차로 마실 경우 면역성을 높여주고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연꽃차는 저녁나절 연꽃송이가 오므릴 때 비단이나 모시 주머니 속에 차를 넣고 꽃심에 놓았다가 다음날 아침 꺼내 달여 마시는 것이다. 들차회를 하거나 집에서 마실 때는 줄기에서 20~30cm 정도 잘라 차 주머니를 넣어 둔다. 꽃향기가 진하다 싶으면 다른 차와 섞어 마시고, 찻잎이 남았을 때는 냄새가 나지 않는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한다.
서울 봉원사(7월 17일)나 남양주 봉선사(7월 23일), 보성 대원사(8월 30일까지), 강화 선원사(7월 24일) 등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연꽃축제에서도 연꽃차를 맛볼 수 있다.
▷감잎차
감잎차는 레몬의 20배 정도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눈의 피로를 푸는데 효과가 있으며 동맥경화,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봄에 채취한 감잎에는 칼슘 성분 또한 풍부해 빈혈증에도 좋다.
3∼6월에 싱싱하고 어린 감잎을 따서 잘 말려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차로 우려 마신다. 감잎차는 조금씩 몇 차례에 나눠 마셔야 체내에 더 잘 흡수된다.
▷구기자차
구기자차는 꾸준히 마시면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내리는 작용을 한다.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린 직후에 마시면 좋다. 또한 눈과 귀를 밝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직장인들에게 적합하다. 구기자차는 구기자 열매를 찬물에 씻어서 건져낸 후 계피와 대추 등을 넣고 은근한 불에서 30분간 끓여 만든다.
▷오미자차
오미자는 몸안의 수분이 필요 이상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운이 피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땀샘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건조된 오미자를 약한 불에 은근히 달여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인데 뜨거운 물에 약 10분정도 담갔다가 꺼내서 마시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