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 봉헌 발언과 관련해 7월 5일 잘못을 참회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천태종은 서울지역 대표사찰인 관문사 주지 춘광 스님(천태종 교무부장) 명의의 성명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의 발언은 서울시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어느 누구이든 개인의 신앙은 존중돼야 하지만 공인의 경우 공적 행위에 자신의 신앙을 끌어들이는 일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천태종은 이어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의 것도 아니고, 특정종교의 것도 아니다”면서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발언의 잘못을 참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서울시민들에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태종은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의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래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최근 발언에 대한 입장
이명박 서울시장이 수도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최근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떠나 많은 서울 시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사회는 다종교사회입니다. 여러 종교가 어울려 각자의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가운데 상생의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나 행정 등 공적 영역에 있어 종교의 개입은 엄격히 금지됨이 마땅합니다.
정교분리의 원칙이야말로 다종교사회를 지켜주는 헌법정신입니다. 따라서 어느 누구이든 개인의 신앙은 존중돼야하지만 공인의 경우 공적 행위에 자신의 신앙을 끌어들이는 일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 시민 다수에 의해 선출된 선출직 공무원으로 공인중의 공인입니다. 이명박 시장은 지금이라도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발언의 잘못을 참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서울시민들에게 해야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서울 시민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의 것도 아니고, 특정종교의 것도 아닙니다. 서울시는 서울에 사는 모든 시민의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명심하기를 바랍니다.
2004. 7. 5
대한불교천태종 관문사 주지 변춘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