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대웅전의 아미타불상과 약사여래상은 1651년, 석가여래상은 1700년 전후에 조성됐고, 조각공은 당대 뛰어난 조각승인 승일 스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7월 3일 서울 봉은사(주지 원혜)에서 ‘봉은사의 불교문화’를 주제로 열린 한국불교문화학회(회장 오출세) 하계학술세미나에서 이분희(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연구원은 '봉은사 삼세불상의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근거가 된 기록은 아미타불상에서 나온 '발원문'(1651)과 석가여래상에서 나온 '건융삼십년개금발원문'(1765) 등의 복장문과 도안(1638~1715) 스님의 '법당불상조성불사 권선문'이다. 두 발원문과 권선문에 따르면 1651년에 삼세불을 조성했으나 석가여래상은 1685년의 화재로 소실되어 1700년 전후로 다시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기록을 통해 확인되는 50여년의 차이는 석가여래상과 다른 두 불상의 양식의 차이와도 일치한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석가여래상은 옷자락이 형식화되고 간략해져 후대인 18세기 불상에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연구원은 복장문을 통해 아미타불상과 약사여래상의 조각공이 승일 스님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승일 스님은 불갑사 삼세불상(1635), 구례 천은사 수도암 목조아미타상(1646), 북고사 목조아미타불상(1657) 등의 조성에 참여한 바 있는 당대의 대표적인 조각승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