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6월 26일, 곡성 성륜사에서 ‘빛고을 생명평화학교’를 개설하고 첫 수련모임을 가진 정해숙(69) 교장은 “평화기운을 사회로 확산시키기 위해 우선 내가 먼저 평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남원 실상사에서 결성된 지리산생명평화결사의 생명평화학교장으로 추대된 정 교장은 “5.18정신이 살아있는 빛고을 광주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생명평화학교가 개설되어 뜻깊다”며 “틀에 얽매이지 않고 평화를 갈망하는 등불들에 의해 스스로 운영되는 학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운영방침을 밝혔다.
“학교 선생님이라면 수업중 잠깐이라도 학생들에게 눈을 감도록 하고 ‘내가 누구인지’ 자기를 찾도록 해 보세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변화가 생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훈련되어야 합니다. 평화학교는 이처럼 교사, 부모가 먼저 평화를 실천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자로 시작해 초대 전교조 전국위원장을 지냈고 각종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정 교장이 생명평화운동가가 된 것은 지난해 입적한 청화 스님을 친견하면서부터.
83년 광주 선덕사에서 처음으로 스님의 법문을 듣던 정 교장은 넋을 잃고 청화 스님의 얼굴만 쳐다봤다고 회고한다. ‘살인하지 말라’를 생명존중 사상의 극치로 생각하다가 ‘미물까지도 살생하지 말고,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스님의 법문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20여년 넘게 청화 스님을 시봉하며 정진해온 정 교장은 3년전 지리산에서 열린 천도재에 참가한 이후 생명평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생명평화는 인류의 희망입니다. 그 근본은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항상 내 안의 평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봅시다”
한편 지리산평화결사가 지역별로 개설하는 생명평화학교는 특별히 건물이 있거나 정규수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책임자를 두어 필요에 따라 시간, 장소에 얽매임 없이 개설된다. 학생은 평화서약을 한 등불(회원)이면 누구나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이날 첫 문을 연 빛고을 생명학교는 김민혜 목사(http://cafe.daum.net/peacegj)의 책임아래 30여명의 등불이 모였다. 첫 수업 교사로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을 이끌고 전국을 순례하고 있는 도법 스님이 초청되어 다음날까지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