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주지 세민)가 최근 논란이 된 내원암 불사를 축소하고 신행문화도량 건설 추진 과정을 공개하는 등 불교계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대폭 수렴키로 했다. 이는 해인사 불사 추진을 둘러싸고 문중 스님들과 불교계 17개 시민단체들이 재검토를 촉구한데 따른 것이다.
해인사는 6월 25일 문중 스님 350여 명이 참석한 산중총회를 통해 불사의 전모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불사에 대한 불교환경단체와 신행단체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별도의 협의기구를 임회에 구성 △팔만대장경 동판복원 범국민추진위원회 구성 △산중 공의제도에 따른 문중 스님들의 이견 조정 등을 내용으로 한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해인사 불사 추진과 관련된 문제점과 요구사항들은 전문가와 스님들로 구성될 ‘협의기구’를 통해 반영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대장경 동판 복원 불사 역시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범국민추진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추진되는 길이 열렸다.
이에 앞서 해인사 문중 소장파 스님 78명은 6월 17일에는 이번 불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해인총림 현안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불교계 17개 시민단체들은 6월 21일 불사 재검토를 요구했다.
해인사는 이에 따라 6월 23일 설명회를 개최하고 “대형불사로 문제가 된 내원암(원래 250여 평) 신축은 당초보다 규모를 1개동 축소해서 건립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신행문화도량 부지는 8천 6백여 평이지만 건폐율은 18.8%에 해당하는 1천 6백 평에 불과하다. 그 밖의 평수는 현존 상가를 이전시키고 자연환경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