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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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한 아들과 철학자 아버지의 대화
“너는 왜 불교에 귀의했느냐?”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교수이자 한림원 정회원인 아버지 장-프랑수아 르벨이 전도유망한 분자생물학자의 길을 걷다가 티베트 불교에 귀의한 아들 마티유 리카르에게 묻는다. 노벨상 수상자 교수에게 지도를 받으며 연구에 몰두했던 아들이 갑자기 출가의 뜻을 밝혔을 때,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실망과 함께 불교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아들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제가 불교에 귀의한 것은 흥미진진한 과학 탐구의 거부가 아니라, 과학적 탐구가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깨달음의 결과입니다.”
“네가 말하는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종교적 교리에 입문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것은 내적 변화의 결과를 말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란 현상 세계와 마음의 본성을 밝히는 것입니다.”
“너는 과학과 구도의 삶을 양립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느냐?”
“그 두 가지는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서 구도의 삶은 과학보다 더욱 중요했습니다. 또한 두 개의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들이 출가한지 20여년 만에 마주 앉은 부자(父子)는 ‘왜 과학 연구에서 마음의 탐구로 선회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불교는 철학인가 종교인가, 마음의 본성은 무엇인가, 안락사와 인종갈등에 대한 해답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두 사람의 대담을 엮은 <승려와 철학자>에서는 동서양의 철학이 대화를 통해 풀어내는 진지한 성찰을 통해 ‘왜 서양에서 불교가 주목받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철학자’ 아버지는 대담을 마치고 “서양 철학의 황폐화로 인해 삶의 지혜와 도덕의 영역에서 생긴 공백을 불교가 채워주고 있다”고 말한다. ‘승려’ 아들은 “불교는 행복과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체계와 정신의 과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시대에 부응하고, 앞으로도 부응할 명상 과학”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1999년 첫선을 보인 후 재출간된 것으로, 역자 이용철 씨가 프랑스 원서 외에 지은이들이 보완한 영어본까지 아울러 번역했다.

승려와 철학자
장 프랑수아 르벨ㆍ마티유 리카르 지음, 이용철 옮김
이끌리오
2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6-24 오전 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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