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어야 한다. … 우리는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당신은 행복한가’ 中)
<무소유>의 저자 법정 스님이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을 펴냈다. 법정 스님은 올해 초 ‘맑고 향기롭게’ 및 서울 성북동 길상사 회주에서 물러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속 오두막에서 ‘침묵의 수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법정 스님이 말하는 ‘홀로 있다’는 말의 의미는 외떨어져 혼자 사는 단순한 의미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홀로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스님은 명상가 토마스 머튼의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말을 인용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는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책에 담긴 글을 2001년부터 매월 ‘맑고 향기롭게’ 회지에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지난 11년 동안 개울물을 길어 밥을 하고 장작을 패 땔감을 만들고, 달빛이 방 안에까지 훤히 스며들어 잠을 깨기도 하는 스님의 일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 씨와의 특별한 인연, 미국 9.11테러사건을 비롯한 속세의 일들에 대한 단상과 현대인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준엄한 꾸짖음 등 40편의 글이 실려 있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것도 또한 자연의 무심이다. 이런 일을 그 누가 참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자연 앞에 무심히 귀를 기울일 뿐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스님 지음
샘터
9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