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리는 도롱뇽 항고심을 앞둔 10일, 부산시청 등대광장에서 '도롱뇽 소송 승소 기원을 위한 음악회 노래하는 도롱뇽'이 열렸다.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38일, 45일 두 차례의 단식이 이루어졌던 부산시청에서 열린 음악회는 천성산 비상대책위 관계자들은 물론 학생, 시민 등 5백여 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공사를 강행하려는 현장 관계자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던 운문사, 내원사 학인스님들과 지율 스님도 음악회 시작 즈음에 자리를 함께 했다. 하루 전인 9일, 공사 강행 방침이 결정되면서 현장의 상황이 긴박해졌지만 음악회에 마음을 모으고 있는 빨마수녀원 수녀님들과 함께 도롱뇽 소송 승소를 기원하며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음악회에는 부산 순례를 진행 중인 평화탁발순례단의 도법 스님, 수경 스님 등 순례단도 참석했다.
3년여에 걸친 지율 스님의 천성산 살리기 경과보고에 이어 평화탁발순례단 단장 도법 스님은 "도롱뇽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자 내 아이, 내 이웃의 모습"이라고 강조하고 "우리 함께 도롱뇽의 생명을 지키는데 힘을 모아나가자"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현장에서 나올 상황이 아닌데 도롱뇽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시는 여러분들을 뵙기 위해 나왔다"며 "감사하다"고 짧게 인사말을 대신했다.
청소년 힙합댄스팀의 현란한 춤이 시작되자 무대를 꽉 채운 사람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열정적인 노래와 춤, 정법 스님의 수화무, 들소리의 난타공연 등이 이어지는 동안 도롱뇽을 살리려는 이들의 마음이 부산시청 밤하늘을 가득 메웠다.
이날 음악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무대는 빨마수녀원 수녀님들의 촛불무. 양손에 촛불을 밝혀든 수녀님들이 어두운 무대를 향해 천천히 걸어나와 펼쳐 보인 촛불무는 '느림'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도의식처럼 엄숙하게 진행됐다. 수녀님들의 촛물무가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도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촛불들이 피어났다. 공연을 마친 대중들은 촛불을 밝혀들고 부산시청 주위를 도는 평화행진을 벌이고 회향됐다.
이날 음악회를 마친 스님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고, 천성산 비상대책위는 인터넷 상을 통한 여론 확산을 위해 '초록의 공명'을 새롭게 시작한다. 지율 스님은 도롱뇽의 친구들, 학생, 전교조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메일링을 하고 그 메일을 받은 이들이 다시 그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여론 모으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율 스님은 "메일을 받으면 천성산을 위해 널리 알려주세요. 천성산 살리기 도롱뇽 소송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주는 일입니다" 스님의 부탁은 끝이 없다.
한편 도롱뇽 소송은 부산지법에서 14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날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승소를 위한 미사를 올릴 예정이며 도롱뇽의 친구는 물론 관심있는 이들은 모두 방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