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파괴 없이 사찰 목재기둥 내부가 썩거나 흰개미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도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서승진)은 초음파를 이용해 목조건축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비파괴 부후탐지기술을 개발했다고 6월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문가의 감각이나 육안 관찰에 의존했던 고(古) 목재 교체가 보다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나 철물 등 현대적인 구조물에서는 이미 초음파를 이용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목재는 수종·비중 등에 따라 초음파가 통과하는 속도가 달라져 내부관찰에 사용되지 못해, 지금까지도 수리전문가가 목재 외관상의 피해를 육안으로 관찰하거나 나무망치를 두드려 소리를 감지해 오래된 건축물 부재의 교체를 결정해왔다. 그러나 목재 외부에 구멍이 나거나 버섯이 생기는 등 피해가 외관상으로 드러나게 되면,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불과해 객관적인 평가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비파괴 부후탐지기술은 청진기만한 크기의 초음파 측정기계를 이용해 고건축물 부위별로 초음파 투과 속도를 측정한 후, 미리 작성된 피해상태지도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음파 측정결과를 피해상태지도에 적용한 결과와 목재를 절단해 측정한 부후정도가 거의 일치했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 이동흡 실장은 “현재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잘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고 건축물에 사용된 수종에 대한 피해상태지도가 완전히 작성되면, 국내 문화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