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불교계 학회들은 연구실을 벗어나 산사(山寺)로 향한다. 방학을 이용해 불교문화와 좌선수행을 체험하며, 학기 중에 느낀 실수(實修)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서다.
학자들이 여름 방학을 이용해 사찰을 찾는 것은 이론과 실천의 공존이라는 점에서도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참여하는 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한국선학회(회장 현각)는 6월 19~21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제30차 학술대회를 겸한 하계 수련대회를 개최한다. 19일에는 ‘금강경의 발심에 관한 일고찰’(김호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과 ‘선원청규에 관하여’(적멸 스님 동국대 선학과 강사)를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고, 20~21일 이틀간 좌선과 울력, 큰 스님 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수련대회를 열 계획이다.
불교학연구회(회장 이중표)는 ‘한국전통 문화속의 불교, 현대적 이해와 체험’을 주제로 7월 10~11일 광주 무각사에서 하계 워크숍을 개최한다. 지난해 하계 워크숍이 불교 속의 우리문화를 체험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우리 문화 속에 녹아있는 불교를 찾을 수 있는 기회다. 불교학연구회의 하계 워크숍은 불교문화를 알리고 공유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10일에는 조성택(고려대) 교수의 ‘불교와 웰빙(well-being)’ 특강에 이어 남도 판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다음날은 선암사 주지 지허 스님이 진행하는 ‘차와 불교’ 프로그램에서 차 문화 속의 불교를 경험한 후, 사찰 순례도 떠난다. 이중표 교수는 “동계 워크숍이 회원들의 학문적 지식을 나누기 위한 것인 반면, 하계 워크숍은 일반인에게 불교 정신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이번에는 웰빙의 본질이 불교와 닿아 있음을 살펴보고, 이를 현대인들이 삶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불교를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창립된 미래학불교학회(회장 장휘옥)는 회원 학자들과 수행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장휘옥, 김사업 교수가 직접 운영하는 ‘오곡도 명상수련원’은 회원들은 물론이고 7월부터는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연다. 이에 앞서 5월 22~23일에는 국제학술대회를 마친 후 오곡도에서 참선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문화학회(회장 김용정)도 방학기간을 이용해 사찰을 찾아 선 문화 체험과 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