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총무원장 운산)이 올해를 투명한 종단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불교계에서는 처음으로 각 교구 종도대표가 참여하는 특별 감사를 6월 9일 전격 실시했다.
이날 오전 14명의 종도대표 감사위원들은 서울 신사동 태고종 총무원 청사 회의실에 모여 감사 일정과 운영방식을 논의한 뒤 오후부터 본격적인 감사에 돌입했다. 4층 총무처 행정직원들은 3일 전부터 준비한 각종 회계장부와 문서철들을 가지런히 책상위에 올리고 긴장 된 표정으로 감사위원들을 맞이했다.
감사는 교무부장 법현 스님의 2003년도 종무보고로 시작됐다. 동방대학원 대학 인수와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이하 불교전승관) 건립 추진 등의 사업보고와 각종 예산의 집행에 대한 재무분야 대한 자세한 보고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감사가 시작되면서 경기북부종무원의 자운 스님은 “종단의 5부장 중심의 책임분과제도 허술하다”는 지적을 쏟아 냈다. 업무에 대한 책임 관계 명확하지 않아 행정의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대부분 스님은 이번 감사가 재무분야에 국한한 소극적 감사가 아니라 종단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짚어내는 생산적인 감사가 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특히 사업별 종책 운영 과정에 대한 종도들의 의문과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스님들은 이날 감사를 통해 그동안 총무원이 추진해온 (주)AMS 인수와 불교전승관 건립 추진과정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명확히 털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감사에서 감사위원들은 △종무행정전산화 △사찰법 현실화 △종법에 따른 감사활동 △승려 의무금ㆍ분담금 징수 활동 등에 좀더 적극성을 띨 것 등을 지적했다. 감사결과는 6월 15일 중앙종회 에 보고하고 종단기관지에 주요내용을 게재하기로 했다.
이날 종도감사에는 월담, 도성, 원종, 효성, 자운, 법륜, 지관, 명진, 법운, 법우, 청봉, 종오, 일허, 성묵 스님 등 각 교구를 대표한 감사위원과 중앙종회 재무분과위원 스님 14명이 참가했다.
17개 교구 중 교구종무원이 서지 않은 서울 동부교구와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을 심의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종헌상의 문제 들어 감사 참여를 고사한 2개 교구를 빼면 전국 대부분의 교구가 모두 참석한 것.
한편, 종도감사의 대표를 맡은 제주종무원장 도성 스님은 “특별감사를 통해 그동안 종단이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가리고 문제가 있었던 것은 참회하고 다시 정진하는 새출발의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