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재 의식집이 한글 해설판으로 출판돼 스님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범음범패연구소를 운영하며 10년째 범음범패 테이프, 비디오 제작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담 스님이 엮어낸 <영산범음집>은 삼신이운부터 배송까지 한권의 책에 천도의식 전과정을 정리했다. 일반적으로 여러권의 책을 펴놓고 진행해야 하는 천도의식을 한권의 책으로 정리했다는 것 외에 <영산범음집>의 가장 큰 특징은 한글 해설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재의식 한글해설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도의식 내용마다 색인번호를 달고 한문의 해설편을 실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바라춤을 추거나 진언을 할 때의 악보에 해당되는 사물장단도표를 실어 범음범패를 배우려는 스님들의 교과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교사였던 현담 스님은 10년전, 우연히 범음범패를 접하고 악보를 정리할 욕심으로 범음범패 연구에 뛰어들었다가 생업까지 접고 범음범패 자료 수집, 정리, 전산작업에 매달려왔다. 7년 전 한문본 영산범음집을 펴낸데 이어 영남범음범패 테이프 12개를 제작했고, 영남범음범패 인간문화재였던 故 구암 스님의 구음 테잎을 토대로 범음의 원문과 해석 자막을 담은 비디오를 제작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현담 스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던 경험을 살려 범음범패에 대한 모든 자료들을 총망라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엮었다”며 “의식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한 권의 책으로 천도의식 순서, 내용, 악보까지 해결하는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담 스님은 <영산범음집> 출판과정에서 한문 오자를 막기 위해 6개월 동안 직접 입력작업을 마다하지 않았고 고어체여서 서체가 없는 글자로 애를 먹다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서체 지원으로 겨우 책을 출판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남들이 모두 미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음악적 가치, 문학적 가치, 불교사적 가치 등 모든 면에서 귀중한 범음범패에 대한 자료가 전무하다는 것을 알고는 가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사비를 털어 범음범패 자료화를 진행하던 현담 스님의 범음범패에 대한 사랑은 결국 출가자의 길을 선택하게 했다.
“구암 스님 같은 분이 돌아가시니 영남범음범패의 많은 부분이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범음범패를 악보화 하려는 저의 원력을 언젠가는 이뤄서 후대에도 범음범패의 원형이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현담 스님은 범음범패의 악보화를 꾸준히 진행중이며 앞으로 점안의식 내용을 담은 <점안법>과 예수재 의식집인 <예수재> 등의 책을 펴낼 예정이다. “일련의 작업들이 돌아가신 구암 스님의 유지를 받으는 일”이라고 밝힌 현담 스님은 “구음을 갈고 닦아 경지에 오르신 구암 스님 같은 분의 자료를 조금이나마 남겨 놓을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많은 분들에게 <영산범음집>이 범음범패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02)3672-7181
한국해설판 영산범음집
현담 스님
범패연구소
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