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요 오세요 같이 행복을 나눕시다. 옷 한 벌에 100원입니다.”
5월 30일 대구 교대 운동장에는 대구시민 전체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장이 섰다. 불교사회 복지회 남구노인인력지원기관과 남구청이 공동 주최한 노인일자리 마련을 위한 ‘행복한 나눔장터’가 열린 것이다.
‘행복한 나눔장터’는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고 그 수익금 일부를 노인일자리사업기금으로 기부함으로써 노인에게는 역할과 일자리를 주는 활동의 장이며, 대구시민들에게는 자원재활용과 이웃돕기의 실천의 장으로 연결되는 뜻깊은 장터다. 대구에서 최초로 마련된 대규모 가족 벼룩시장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른 아침부터 각종 물건을 가지고 모인 시민들이 어린이장터, 노인장터, 가족시민장터, 축제장터라고 기획된 장터의 150개의 판매자리를 가득 메웠다. 휴일을 맞아 가족이 총 출동한 모습도 보이고 남대구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단체로 장을 만들어 활동에 참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무엇보다 오늘의 주최는 노인. 제일먼저 눈에 크게 뛰는 것은 노인들이 주축이 되어 상설화될 나눔의 가게다. 할머니들이 옷도 진열하고 못쓰는 현수막으로 장 바구니를 즉석해서 만들어 구매자들에게 선물도 한다. 신발가게에는 할아버지가 잘 수선된 깨끗한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옷을 종류별로 진열도 하고 물건 설명도 하고…. 바쁘지만 얼굴에는 생기와 미소가 피어오른다.
옷, 신발, 아이들 장남감, 진열된 물건도 다양하고 물건값도 천차만별이다. 100원짜리 옷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저쪽에 빨간 어린이구두는 500원이다.
엄마랑 같이 나왔다는 남대구 초등학교 6학년 류진광 어린이는 “옷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 일자리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불교사회복지회 이사장 지도 스님은 “행복한 나눔장터가 단순 이벤트 물물교환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주최 운영자들의 의식도 높여 새로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지양하고 시민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축된 잠재적 자원(노인의 경험이나 기술 등 시간 공간적 다양한 가치)을 찾아내어 그 가치를 지역경제에 활용할 수 있는 전 사회적 의식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가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