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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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결제법문한 고불총림 방장 수산 스님
“공부하는 것은 마구니를 때려치는 것입니다. 이번 안거에는 마음속에 날뛰는 도깨비를 쓸어내세요.”

2일 갑신년 하안거를 맞아 전국 제방선원과 사암의 대중들이 3개월간 안거에 들어간 가운데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은 “쓸데없이 쪼그려 앉아있지 말고 부처님과 시주의 은혜를 갚도록 열심히 정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고불총림 하안거 결제에는 운문선원, 고불선원, 비구니 동천선원에 30여명의 눈푸른 납자가 입방했고 외호대중도 50여명 결제했다.

지난해 입적한 서옹 스님에 이어 3대 방장으로 취임해 고불총림(古佛叢林)
을 이끌고 있는 수산 스님(壽山. 82)을 만났다.

- 고불총림 가풍은 무엇인지요?

"예로부터 선가에는 ‘북 마하연, 남 운문’이란 말이 있습니다. 금강산 마하연선원과 이곳 백암산 운문선원이 선방을 대표한다는 뜻입니다. 만암 대종사가 1947년 식민지 불교 청산과 민족정기 함양, 승풍진작 등 3대기치를 내걸고 전라도 20여 사암을 모아 백양사에 고불총림을 결성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총림입니다.

재정은 빈약해도 용성, 고암, 석암, 운봉, 인곡 스님 등 고승을 가장 많이 배출한 모범사찰입니다.
초대방장 만암 스님은 ‘수행자의 행(行)’을 강조했습니다. 언행일치(言行一致)가 안되는 수행을 용납하지 않아 백양사 납자들에게는 ‘모범 백양’이란 별칭이 붙었습니다. 지금도 백양사 대중은 어디가나 수행자의 사표가 되고 있습니다."

- 수행도량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뜻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옹 스님께서 주창하셨던 '참사람운동’이 고불총림을 대표하는 수행운동이겠군요.

"하루는 만암 스님이 ‘중 승(僧)’자를 쓸 줄 아냐고 묻더군요. 인(人)변에 일찍증(曾)으로 사람이 먼저 되고 중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못되고 중이 되서는 안되죠.

요즈음 보면 형태만 사람이고 하는 일은 사람답지 않은 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2대 방장이셨던 서옹 스님은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여 '참사람운동'을 펼치셨습니다. 물질문명에 급급하다 보니 세상살기는 편리할지 몰라도 인간본성의 파괴로 많은 사회적 병폐를 안고 있습니다. 참사람 운동은 자유자재한 인간의 본래 참모습(無位眞人)을 찾아내 모든 생명이 서로 존중하는 평화로운 세상, 곧 불국정토(佛國淨土)를 이루는 운동입니다. 고불총림은 이 운동을 계승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갑신년 하안거를 입제했습니다. 대중들을 어떻게 이끌어 가실 것인지요?

"오직 정진 잘 하도록 할 뿐입니다. 불가의 공부가 대학가는 수학, 영어를 가르치는것도 아니고 마음공부하는 것이니 화두 놓치지 않고 여일하게 밀고나가도록 하는것이죠. 그러기 위해 대중이 화합하고 만암, 서옹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수행정진 하도록 위법망구(爲法忘軀)하고자 합니다." '

-재가불자들에게도 공부방법을 일러주십시오.

" 이 공부에는 승,속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먼저 마음이 정화되어야 합니다. 잠잘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는가? 마음자리를 바로잡아 어디로 마음이 새나가는지 지켜보고 점검해야합니다.
안거는 꼭 절에서 다리꼬고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하안거를 맞아 어디에 있든 모두들 일념으로 마음을 지켜보아 성불합시다."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4-06-03 오전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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