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그동안 한국 불교영화는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담아내는 작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 한국 영화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 되고 있습니다.”
6월 2일 연세대 국제대학원 한국학 포럼에서 초청강연을 한 이향순 조지아 대학 비교문학과 교수가 한국 불교영화에 대해 내린 평가다.
이 교수는 '한국 불교영화' 주제의 강연에서 “1927년 최초의 불교영화로 추측되는 이규선의 불망비곡이 제작된 이래로, 한국 불교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 ‘아제 아제 바라아제’,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박철관 감독의 ‘달마야 놀자’ 등 작품성 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겸비한 작품들을 생산해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영화들은 사찰, 스님 뿐만 아니라 불교 설화 등 일차적 불교 소재를 영화화하고 있으며, 화엄경 금강경 법화경의 철학까지 반영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임권택 감독의 작품은 80년대 리얼리즘에 기초한 민중 개념과 대승불교 전통을 반영한 불교영화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며, 박철관 감독의 작품도 불교적 사유방법론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대중적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많은 기독교인 감독들이 불교적 영화를 제작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사실”이라는 이 교수는 “이것은 불교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이 종교적인 것보다 문화적인 성격을 띤다는 맥락에서 파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교수는 무엇이 한국 불교영화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일단 절과 스님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불교영화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 이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