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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알고 마셔요
흔히 ‘차(茶)’라고 하면 녹차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홍차는 전 세계 차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적인 차다. 최근 홍차의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젊은이들 사이에 ‘홍차 붐’이 일고 있다. 곳곳에 홍차 전문점이 생겨나는가 하면 커피 전문점에서 홍차를 파는 곳도 늘고 있다. 집안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지도 모를 홍차, 이제 그 맛을 제대로 즐겨보자.

▷홍차란?
녹차가 찻잎에 바로 열을 가해 산화효소 작용을 정지시킨 비발효차인데 반해 홍차는 85% 이상 발효한 차다. 홍차의 유럽 전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 해상무역을 통해 중국에서 유럽에 전해진 뒤 유럽인의 기호에 맞춰 발효도가 높아진 홍차가 탄생했다고도 하고 영국이 아편전쟁 이후 중국의 홍차 제조법을 몰래 입수해 인도, 스리랑카 등 식민지 지역에서 차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현재 홍차의 주요 생산지는 인도와 중국, 스리랑카 등이다. 홍차의 효능으로는 암 예방과 소화기능 활성화, 충치예방, 이뇨작용, 살균 및 해독작용 등을 들 수 있다.

▷홍차의 종류
홍차는 찻잎의 배합에 따라 스트레이트, 블렌디드, 플레이버드로 나뉜다.
스트레이트는 한 종류의 찻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주로 산지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쓰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실론(Ceylon), 아삼(Assam), 다즐링(Darjeeling), 기문(Keemun)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100% 원산지 차로 만들 경우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해마다 차의 풍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홍차 제조회사에서는 차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원산지 차를 바탕으로 다른 차를 조금씩 블렌드(Blend)해서 만들고 있다.

블렌디드(Blended)는 두 종류 이상의 차를 배합해 만든 것이다. 실론차와 인도차를 섞어 만든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나 오렌지 페코, 스리랑카산 차를 섞어 맛을 낸 실론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제조사마다 블렌드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플레이버드(flavored)는 홍차에 홍차 이외의 다른 향을 첨가한 것을 말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얼그레이는 중국의 홍차에 베르가못 나무의 기름향을 더한 차로 우렸을 때 진한 오렌지색이 난다. 레몬이나 사과, 복숭아 등의 과일향이나 장미향을 첨가한 차도 여기에 속한다.

▷홍차의 등급
홍차는 차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여러 명칭과 등급으로 나뉜다. 하지만 등급이 곧 차의 품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OP(오렌지 페코, Orange Pekoe): 채취한 잎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만든 홍차라는 뜻이다. 인도 홍차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보통 찻잎의 길이는 10~15cm 정도며 어린 싹(Tippy)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FOP나 FTGFOP 등의 표시는 찻잎이 OP타입이며 어린 싹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다.

■ BOP(브로큰 오렌지 페코, Broken Orange Pekoe): OP크기의 잎을 분쇄했다는 의미로 찻잎의 길이는 2~3mm 정도다. 어린 싹을 포함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홍차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F (플레닝, Fannings): 찻잎의 크기가 보통 1mm 정도이며 BOP를 만들 때 아래로 떨어지는 작은 잎을 말한다. 진하고 강한 떫은 맛을 내며 티백홍차에 많이 사용된다.

■ D (더스트, Dust): 찻잎 중에서 가장 작은 분말 정도의 크기를 말한다. 차색은 진하고 투명도가 낮다.

▷우리는 법
차를 맛있게 우리는 법은 차의 원산지와 어떻게 가공되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홍차를 우리는 기본적인 조건인 ‘골든 룰(Golden Rule)’을 지킨다면 초보자라 해도 맛있게 차를 우릴 수 있다.

서울 대학로 홍차전문점 ‘차야’ 이민경(37) 대표는 골든 룰로 ‘신선한 찻잎을 사용할 것, 산소가 많이 함유된 물을 알맞게 끓일 것, 포트(주전자)를 예열해 사용할 것, 찻잎의 양을 정확하게 잴 것, 우리는 시간을 지킬 것’이라는 다섯 가지를 꼽는다.

우선 홍차를 우려낼 때는 신선한 물을 써야 한다. 한번 끓인 물이나 너무 오래 끓은 물은 피한다. 홍차는 녹차와는 달리 섭씨 100도의 펄펄 끓는 물로 우려낸다. 차를 우려낼 찻주전자나 찻잔을 더운 물을 부어 미리 데워 놓는다. 찻잎의 양은 3g 정도.

홍차는 우려내는 시간이 무척 중요하다. 우리는 시간이 너무 짧으면 제대로 우러나지 않고 너무 길면 쓰고 떫은 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 티백의 경우 1분에서 1분30초, 가는 찻잎은 2~3분, 큰 찻잎은 4∼5분 정도가 적당하다. 우려진 차에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우유나 설탕, 레몬, 향신료 등을 넣어 마시면 된다.

홍차용 다기는 흔히 본차이나로 불리는 자기가 가장 일반적인데 유리로 된 티포트는 홍차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점핑(jumping) 현상과 홍차의 우아한 색상 등을 즐기기에 좋다. 금속 티포트는 홍차 맛이 변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홍차를 좀 더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전문 강좌를 통해 배워보는 것도 좋다. ‘차야’에서는 주 1회씩 5회 과정의 홍차 교양강좌와 전문가과정을 열고 있다. (02)743-4888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6-03 오전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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