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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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불교를 찾아서
겨울궁전/에르덴죠 사원

“삼 바이노(안녕하세요).”

5월 28일 3시간 10분의 운항 끝에 도착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르 공항에는 푸르름을 재촉하는 단비가 내리고 있었다. 생명의 활기가 넘치는 시기는 고작 6, 7, 8월 3달에 불과한 만큼 그동안 움츠려 있던 나무들은 푸르른 잎을 금방 발산한다.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겨울 궁전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제4대 판첸복트칸의 겨울 궁전이었던 이곳은 마지막 제8대 복트칸이 수행하며 거주했던 공간들이 남아 있다.

겨울궁전에는 복트칸들이 16명의 스님들을 초청해 함께 수행하고 경전을 읽었던 법당 공간과 생활했던 숙소로 나뉜다. 숙소에는 보오드칸들이 사용했던 물품들이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법당의 부처님 상호는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하다. 불교미술가들은 티베트보다 몽골불상의 상호가 뛰어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모든 탱화들은 돌가루로 그린 만다라이다.

5월 29일 바얀고비로 이동해 야생화를 감상하고 광활한 초원에서 몽골 현지인들의 축제인 나담축제를 관람했다. 활쏘기, 말경주, 씨름, 공연으로 이루어진 미니 나담축제는 몽골의 문화를 한 눈에 접하는 계기가 됐다.

5월 30일에는 울란바트르에서 서남쪽으로 370km 떨어진 옛 수도 카라쿠룸에 있는 에르덴죠 사원으로 이동했다. 에르덴죠 사원은 몽골 제국의 궁전인 만안궁의 석재를 이용한 징기스칸의 29대손인 아부타이 사인한이 세운 외몽골 최초의 사원이었다.

108개의 탑으로 둘러싸인 에르덴죠 사운은 14개의 건물과 23명의 스님이 거주하고 있다. 1937년에 공산정권 하에서 불탔으나 1940년 국가중요유적으로 지정되어 몽골불교를 알리고 있다.

사원은 크게 3개 사찰구조로 나뉘어 있다. 동사는 부처님의 유년 시절 생활모습과 14세기 몽골불교 황모파를 부흥시킨 총카파가 모셔져 있다.

부처님의 청년시절 모습과 천불을 모신 중앙사는 현재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부처님의 장년 시절을 보여주는 서사는 출가후 18일간의 전법의 생활이 탱화로 그려져 있으며, ‘발리’라는 밀, 설탕으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이 진열돼 있다.

한편 울란바트르의 대표적 사찰인 간단사는 1940년까지 러시아 군대의 마굿간으로 쓰던 곳. 미국 부통령 방문시 종교의 자유를 보이기 위해 절로 급조했고 승려들은 환속한 사람들을 급히 데려왔다.

몽골불교 현황

몽골불교는 1920년 공산화 이후 700여개에 이르던 사찰이 3~4개 사찰만 남고 모두 불탔다. 스님들도 당시 성인 남자 50%인 7만 여명이었던 것이 모두 강제 환속당하고, 환속을 거부한 수만명의 스님은 처형됐다. 1917년부터 시작된 몽골의 독립운동은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몽골의 민족주의자들은 일본으로 복속되지 않고 독립을 위해 러시아와 손잡으면서 수난을 당한다. 당시 민족주의자들은 8대 복드칸을 다시 제정일치 수장으로 모셨으나 4년 후인 1924년부터 소련의 간섭에 의해 불교탄압은 시작됐다. 또 민족주의자들도 모두 숙청됐다.

1990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몽골불교는 다시 부흥의 몸짓을 하고 있다. 현재 간단사, 에르덴죠, 초이진 사원에 100여 명의 스님이 있으며, 현재 인구 250만 여명 중 25%가 불교, 70%가 불교와 정령숭배가 결합된 신행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3%는 이슬람, 2%는 기독교도이다.

몽골불교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프레밭 스님(몽골불교미술대학장)은 “1937년부터 1990년까지 불교가 말살됐다”며 “이렇게 파괴한 것은 인류적인 비극”이라고 말했다. 또 스님은 “몽골불교를 일으키기 위해 인재양성이 시급하다”며 “몽골불교는 충분히 미래의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원우 기자 | wwkim@buddhapia.com |
2004-06-01 오후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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