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가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을 다시 추진한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원장 보광)은 불교계가 필요로 하는 실무중심의 전문인력양성과 이론중심의 불교학자 양성을 위해 심도 있는 전문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수년전부터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동국대는 현재 특수대학원인 불교대학원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관련 서류를 6월 5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국가시책으로 권장해왔던 고도 전문인력 양성분야로 의학, 법률, 통역, 경영, 국제통상, 미디어 등으로만 한정해 놓고 있어 불교학 등과 관련한 전문대학원의 설립 허가를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될 불교전문대학원은 모두 6개 학과로 ▲응용불교학과(30명) ▲불교복지학과(8명) ▲국제포교역경학과 ▲장례문화학과 ▲문화재콘텐츠학과 ▲한국전통문화학과(각7명) 등 실용불교학이 중심이어서, 교육부의 전문대학원 설립명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동국대 측의 설명이다.
조계종 총무원도 동국대의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동국대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는 동국대가 추진중인 불교전문대학원 과정을 통해 타종교와 비슷한 수준의 불교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갖춘 전문인재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불교학을 전공했다 하더라도 문학이나 철학박사 학위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무를 맡고 있는 불교대학원 김대욱 과장도 “김영삼 정부 이후 기독교계열의 신학전문대학원들이 31곳이나 설립됐지만 불교계에서는 서울불교대학원대학이 유일하다”며 종교간 형평성 문제를 들어 설립 허가의 당위성을 제기했다.
현재 국내 대학원 제도는 학문중심의 일반대학원과 실무중심의 전문대학원, 평생교육개념의 특수대학원 등 3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기존의 특수대학원 형태인 동국대 불교대학원은 전문가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로 설립될 전문대학원에서는 고도의 실무중심 교육을 통해 학부 전공과는 상관없이 누구든지 일정한 과정을 이수하면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인증받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불교대학원장 보광 스님은 “불교계가 필요한 인력은 교학체계와 사회적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로,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을 통해 불교계의 숙원 사업이 성취되기를 모든 불교인들이 바라고 있다”며 2005학년도 전문대학원 설립의지를 밝혔다. 불교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한 교육부 허가 여부는 오는 10월경 나올 예정이다.
조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