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운동의 중심축이었던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수경)가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화성 용주사 택지개발 등 크고 작은 환경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과 함께 불교환경운동 정책 생산과 활동을 주도해 왔던 불교환경연대의 표류는 불교환경운동의 중심이 크게 흔들린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불교환경연대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실무 활동가들이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발족부터 사무처의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해왔던 이들의 공백이 커진데다, 조직을 다시 이끌고나갈 인재들을 선발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 1월 서울 관문사에서 열린 불교환경연합(가) 창립준비위원회 실무위원 워크숍에서 불교환경연대의 한 실무자는 ‘불교환경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 발제를 통해 “출ㆍ재가를 불문한 전문 활동가의 절대적 부족과 재정적 뒷받침 부재가 불교환경연합 출범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하며 “불교환경연합은 ‘비정부기구’이자 ‘비종단기구’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불교환경운동단체를 모색하면서 발표한 이 같은 주장에서 북한산 저지 운동 과정 중 전문 활동가 부족과 재정적 뒷받침 부재가 관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조계종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반성으로도 읽힌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윤남진 사무처장은 ‘소수 명망가 중심의 운동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불교환경연대 ‘의사결정체계’에 대한 내부 구성원간의 시각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다. 상임대표 수경 스님과 실무자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았다는 것이다.
불교환경연대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시선이 많다. 이와 맞물려 불교환경운동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 운동 과정에서 축적된 이론적 실무적 결과물들이 고스란히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불교환경운동 한 실무자는 “이제 새로운 판짜기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즉 북한산 저지 운동 과정에서의 성과물들을 추려내고 오류를 걸러내며 새로운 도약기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 박석동 사무국장은 “불교환경연대의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 운동과 새만금 삼보일배 등으로 불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인식 전환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며 “이제는 개발 반대 저지 운동 뿐 아니라 불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개인적 삶의 변화 운동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