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이 머물고 있는 천성산 터널 공사 현장에 반가운 손님이 왔다. 5월 22일 일요일을 맞아 마산 YMCA에서 어린 도롱뇽의 친구들이 현장 방문을 온 것이다.
공사 방해로 고소를 당해 강제 구인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스님은 현장을 지키고 있다. 스님은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요일, 친구들의 방문 소식을 듣고 포크레인 앞에서 친구들을 맞았다. 현장에 오기 전에 내원 계곡에 들러 도롱뇽 유생을 관찰하고 왔다는 초등학생들에게 지율 스님은 이렇게 물었다. “지금 우리 친구 도롱뇽의 집이 무너지고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아이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어떤 아이는 “공사를 하는 포크레인에 침을 뱉자"고 아이다운 천진스러움과 흥분을 담은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얘기들이 오가고 지율 스님과 아이들이 찾아낸 방법은 ‘포크레인과 공사 관계자들에게 편지를 쓰고 노래를 불러주자’는 것이었다.
포크레인에 둘러앉아 빨강 파랑 색종이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가위로 오려 붙여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편지들이 포크레인에 붙여졌다. ‘공사하는 아저씨들에게...’로 시작되는 긴 편지를 쓰는 친구도 있었고, 도롱뇽을 그려 붙이기만 한 친구도 있었지만 도롱뇽의 집이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포크레인에 붙이는 아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했다.
편지를 붙이고 난 뒤 손에 손을 잡고 포크레인을 돌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아무도 없는 공사 현장에 아이들의 맑고 고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정작 이 노래를 들어야 할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듣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이 자연을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들을 떠나 보내고 지율 스님은 “계속적인 메일링 작업을 통해 도롱뇽의 친구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도롱뇽 소송이 현재 부산지법에 항고중이고 14일 재판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님과 천성산비상대책위는 6월 10일 7시 부산시청 등대광장에서 도롱뇽 소송 승소를 기원하는 음악회를 연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내원사 비구니스님들과 천주교의 수녀, 원불교 정녀들로 구성된 성직자 모임인 삼소회가 주최가 되어 열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종교를 초월한 생명 사랑의 화음이 울려 퍼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