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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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학자 집단인터뷰 '한국 불교와 비구니'
“동아시아 불교연구, 한국불교 이해 필수”
학술논문에서 깊이는 필수지만, 넓이는 선택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학자 10여명은 5월 19일 양재 교육문화회관에서 가진 집단인터뷰에서 한국 불교와 한국 비구니에 대한 폭넓은 견해를 개진하며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비구니 승단이 16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생명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 박포리 : 현대의 한국 비구니 승단은 한국 전쟁으로 중추적 시스템이 파괴된 상태에서 시작됐다. 비구니 개인들은 사찰 밖으로 나와 구걸을 해야 했고 육체적인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희생과 수고에 의해서 비구니 승단은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헨릭 소렌슨: 근본적으로 한국 비구니 승단은 수행에 대한 외부적인 간섭이나 강압을 받지는 않았다. 이것이 한국 비구니 승단의 존재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비구니 승단이 부차적인 존재에 불과했다는 의미도 된다.

- 그레이스 : 한국 비구니 승단이 번창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도 중요하겠지만 비구니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심오한 수행의 근본을 가르쳤던 점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팔경계법을 비롯한 경·율이 비구니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 헨릭 소렌슨 : 팔경계법만이 문제는 아니다. 팔경계법은 율장의 사상과 실재를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불교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율장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팔경계법 속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 관점에서 율장을 바꾸어 나가야한다.

▲서양 학자들에게서 ‘불교는 알아도 한국 불교는 모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박포리 : 동아시아 불교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때 한국불교 위상은 중요하다. 많은 서양인들은 중국 불교가 일본 불교로 전파된 것만 알지, 한국 불교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불교가 불교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파악할 수 있다. 이제는 동아시아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불교에 대한 호기심도 증가할 것이다.

- 로버트 버스웰 : 현재 미국 주요대학에서 불교강좌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신청할 만큼 큰 인기다. 그러나 한국 불교학을 비롯한 한국학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지만, 그 상황은 변화 중이고 빠르게 바뀔 것이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많은 서양인들은 번역물에 의존해 한국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있는데, 한국 불교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텍스트의 영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향후 미국에서 한국불교학의 발전 전망은 밝은 것인가?

- 로버트 버스웰 : 그렇다. 매우 밝다.

- 헨릭 소렌슨 : 한국 불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 티베트 불교와 문화 수업이 개설될 정도로 티베트 불교가 특별히 강세를 띠고 있다.

▲최근 한국 불교의 화두는 세계화다. 한국 불교가 세계화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충고한다면?

- 바바라 루쉬 : 한 가지 예를 들면, 일본 최초의 비구니는 한국을 불교의 스승으로 생각했다. 그 스님의 글에 따르면 스님은 한국에 와서 한국 비구니에게 불교를 배웠다.

지금은 많은 한국 비구니들이 일본에 와 불교를 배우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불교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협력 관계가 있었다. 불교를 통한 여성 불자들의 연대는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다.

- 헨릭 소렌슨 : 한국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 불교가 해외로 나가서 서양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생각은 마치 기독교 선교사들의 활동처럼 느껴진다. 그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 불교와 비구니 연구를 계속할 것인지?

- 로버트 버스웰: 원효스님의 모든 저작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완성할 것이다. 벌써 첫 번째 책이 나왔고 내년에 모든 작업이 끝난다.

- 조은수: 이번 학술대회를 정리하는 책을 발간하겠다. 이 책은 한국 비구니 관련 첫 번째 영문서적이 될 것이다.

- 박포리: 일엽, 인홍, 대행 스님 등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을 연구해서 현대 한국 비구니 승단이 어떻게 성립됐는지를 밝혀내겠다.
강유신 기자 | shanmok@buddhapia.com |
2004-05-24 오후 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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