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국대가 총 274억원을 주기로 하고 매입한 필동 중앙대부속병원의 계약과정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공간 부족으로 고통을 겪던 동국대가 연건평 4800여 평의 교육공간을 새로 확보한다는 사실에 모두 환영하고 반겼던 처음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의혹은 ▲과연 이사회 승인이 나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매입을 결정해야 할 만큼 급박한 사안이었나? ▲매매가 274억원은 적절한가? ▲계약금을 왜 130억 원씩이나 지급했나 하는 것 등에 모아지고 있다.
이사회 승인없이 매입
매입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현해 스님이 이사장으로 선임되던 1월 27일. 홍기삼 총장은 이날 이사회 보고안건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외부에 공개 했다. 그러나 전 이사장 정대 스님 열반 후 재단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시점에서 3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이사회 승인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것에 대해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부동산 매입의 경우 이전에도 선 시행 후 승인을 관행적으로 용인해 왔고 1월 27일 이사회 보고에서 대부분의 이사가 반대하지 않아 사실상 양해가 된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식으로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더 싸게 살 수 없었나?
지난 3월 2일자 ‘중대신문’은 톱기사로 필동 병원이 오는 12월 까지 건물에 대한 명의 변경이 불가능하고 고도제한으로 개발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입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더구나 이 대학 이상윤 법인사무처장의 말을 빌어 ‘시중가보다 30~40억원 더 받아 만족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필동 부근 부동사 업자들은 “지난해 10월 이후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인근의 거래가 끊겼기 때문에 274억원 이하로도 얼마든지 매매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초 매입타당성을 조사했던 총무처 관계자는 “서울 4대문 안에 있는 역세권 빌딩을 평당 1600만원대 구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며 고가매입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중앙대 측이 당시 법인 사무처장이던 성국 스님에게 제시한 최초 매도가가 27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274억원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130억원 타당한가
일부에서는 계약금이 130억원이나 지급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인 상거래에서 계약금에 대한 관행이 총액의 10%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도 “이런 예외적인 경우는 거래 당사자간의 옵션계약이 있지 않고서는 드문 경우”라고 말할 정도다.
동국대 측은 이에 대해 “중앙대가 현재 추진 중인 메디컬 센터건립자금이 급박하다고 사정을 해와 우리가 양해 해준 것일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불교계 안팎에서는 어떻게 이런 불합리한 계약이 성사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조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