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깨달음에 이르는 것은 모든 불자의 염원이다. 자녀들 또한 그러하기를 불자들은 바란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과 깨달음을 어린 자녀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않다.
그러한 어려움을 덜어줄 책이 그림책과 만화책으로 나왔다.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깨달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틱낫한 스님이 들려 주는 마음 속의 샘물>은 틱낫한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어린 틱낫한은 성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높은 산을 한달음에 오른다. 하지만 정작 만난 것은 작은 옹달샘뿐. 옹달샘 물로 갈증 난 목을 축이고 큰 행복을 느낀 틱낫한은 샘물에서 성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에게 말한다. “너 역시 어디선가 이미 성자를 만났을지 몰라. 어쩌면 그것이 바위, 나무, 별 ……, 혹은 아름다운 노을일 수도 있을 테지.” 성자란 결국 우리 마음 속에 있음을 깨우쳐주는 말이다.
<성자가 된 똥지게꾼>은 불교 설화를 그림책으로 꾸민 것이다. 인도의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똥지게꾼 니이다이가 성자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사람들의 천대를 못 견디고 자살하려고 산으로 들어간 니이다이가 산 속에서 자연의 이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그 깨달음을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는 듯한 대목에서는 아쉽기도 하지만 그 아쉬움은 곧 사라진다. 모든 생명의 존귀함이라는 더 큰 깨달음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니이다이가 까치를 매로부터 구해주기 위해 자신의 살점과 생명을 내어놓는 과정은 이 그림책의 압권이다.
두 권의 그림책이 간결한 내용 속에 강한 울림을 담고 있다면, <만화로 보는 부처님 전생 이야기>는 좀더 서술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불교만화가 정수일이 자타카(본생경)에 근거하여 부처님 전생이야기를 만화로 꾸몄다. 66개의 이야기를 실었고, 각 이야기 말미에는 그에 담긴 교훈을 적어주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선사들의 삶과 깨달음>은 선사들의 선문답이나 일화를 만화로 풀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책이다. 가섭과 달마 스님으로부터 중국과 한국의 역대 조사 스님과 근래의 청담, 성철 스님, 백봉 거사에 이르는 선지식 60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자들의 선문답 이해를 위한 작가의 배려는 구성 면에서 도드라진다. 작가는 각 이야기를 만화로 전개하고 상황이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텍스트로 덧붙이고 있는데, 선문답을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ㆍ역사적 맥락에서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그림책
<틱낫한 스님이 들려 주는 마음 속의 샘물>(틱낫한 글, 보 딘 메이 그림, 계림북스쿨, 8천5백원)
<성자가 된 똥지게꾼>(김종표 글/그림, 푸른나무, 8천8백원)
만화책
<만화로 보는 부처님 전생 이야기>(정수일 글/그림, 운주사, 9천원)
<선사들의 삶과 깨달음>(방경일 글, 김장열 그림, 솔바람, 1만원)
박익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