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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민족의 오랜 수련법인 ‘선도(仙道) 수련’은 선불교와는 달리 에너지 체계를 인정하고 또 상세하게 밝히고 있어 흥미롭다. 명상편의점 등을 통한 사회적인 관심, 요가와의 관련성 등으로 부각되고 있는 선계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신선도 전문가 고준환(경기대 법대)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선계 명상의 마음수련은 어떻게 이뤄지나?
-신선도(神仙道)를 비롯한 한민족의 전통 도맥들은 마음공부를 지감(止感)으로 표현한다. 지감은 기쁨, 두려움, 슬픔, 노여움, 탐욕, 싫음 등의 감정을 멈추는 것이다. 감정을 멈추고 마음을 조절하여 심신을 평안하게 할 수 있다.
지감을 위해 수식선이라는 명상법을 제시한다. 이는 들숨과 날숨의 호흡을 세는 가운데 청정한 도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상법이다. 이때 숨을 세는 것은 의식집중을 위한 방편이다.
▲호흡의 문제와 자연스레 연결되는데, 호흡이 수련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숨쉬기, 호흡은 생명이다. 기(氣)를 조절하고 수련하여 조화롭게 하는 것을 숨고르기, 즉 조기(調氣) 또는 조식(調息)이라 한다. 10단계의 단전호흡을 통해 기를 축적하고(축기ㆍ畜氣), 이를 제대로 운용하는(운기ㆍ運氣) 기수련 또한 선계 명상의 중요한 과정이다. 말하자면 몸속에 기를 충만하게 하고 그 기를 원활히 소통시키려는 수련법이다.
▲앞서 언급한 지감, 조식의 심기수련과 별도로 도인체조도 함께 곁들이는 이유는?
-기와 혈이 있는 몸을 가지고 있으니 몸수련도 병행해야 한다. <삼일신고>에서는 몸수련을 위해 금촉(禁觸)할 6가지를 나열했다. 소리, 색깔, 냄새, 맛, 성욕, 피부접촉욕 등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돕는 수련이다. 위에서 제시한 수련을 통해 심(心), 기(氣), 신(身)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 인간의 본래면목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요가수행과 닮아있다. 몸수련은 아사나(Asanaㆍ자세행법), 기수련은 프라나야마(Pranayamaㆍ호흡법), 마음수련은 디아나(Dhyanaㆍ명상)의 단계와 거의 같지 않은가.
-실제 ‘챠크라’라고 불리는 에너지 센터 역시 명칭만 다를 뿐 근본 개념과 구조는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실제 호흡법에서도 하타요가의 승리호흡과 선도의 주천공(周天功), 하타요가의 완전호흡법과 선도의 태식법(胎息法)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만트라 요가를 기초로 베다사상과 현대과학의 원리를 결합해 만든 초월명상 역시 명상이외에 아사나와 프라나야마를 활용한다. 다양한 종교나 사상의 수행법은 결국 통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어떤 수행법을 선택하더라도 궁극에 도달하는 것은 마찬가지인가.
-훌륭한 수행법은 많지만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올바른 길로 이끌어줄 수 있는 스승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오쇼 라즈니쉬는 명상수련 지도자 가운데 85%이상이 사기꾼이라고 말했다. 수행으로써 인격을 완성하고 봉사를 통해 사회완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승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수련 지도 계획은?
-97년 ‘신선도’라는 법인 수련단체를 만들어 1년 남짓 수련도장을 운영했다. 지금은 신선도 대학원대학의 설립을 위해 철원지역에 3만8천 여 평 정도의 땅을 마련한 상태다. 대학 설립이 마무리되면 전국 곳곳에 신선도 도장을 개원하고 해외 보급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홍익인간의 신선도 문화를 전세계에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