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마법의 서>는 티베트를 최초로 방문한 서양 여성인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문화인류학자, 1868~1969)이 티베트의 문화ㆍ풍속 및 티베트 밀교의 신비한 마술 세계에 대한 소개서이다. 1929년에 출간한 이 책은 티베트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구사했던 서양 문화인류학자의 티베트 정신세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단순히 밀교의 마술이나 전설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련법을 직접 체험해 본다.
그것중 하나가 바로 ‘룽곰(lung-gom)’이다. 이는 영적ㆍ육체적 신통력을 지향하는 티베트인들의 정신집중과 호흡법을 결합한 다채로운 수행법을 말한다. 이 수행을 하면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져 ‘공중부양’과 ‘축지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 티베트에는 해발 3000∼5000m의 빙설 지대에서 벌거벗다시피 하고 겨울을 보내는 은자(隱者)들이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 열을 일으키는 ‘투모’ 수련을 한다.
티베트 밀교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텔레파시도 저자가 체험한 수행중 하나다. 명상을 오래한 위대한 은자들은 여러 가지 관조적인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결과로 텔레파시를 주고받는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시체를 소생시키는 ‘롤랑 의식’, 저주를 담은 단검 ‘풀바’, 죽음의 성찬식인 ‘초드 의식’ 등 밀교의식과 세계의 모든 것이 ‘신기루’일 뿐임을 깨닫는 명상법에 대해서도 라마승들에게 들은 얘기와 경험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
티베트 마법의 서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지음/김은주 옮김
르네상스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