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불교음악이 한자리에서 연주된다.
‘오케스트라 아시아’(예술감독 박범훈)는 봉축을 맞아 ‘불향(佛香)’을 주제로 5월 24일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중·일 불교음악회’를 봉행한다. 레퍼토리는 한국의 ‘동점(東漸)’, 일본의 비파협주곡인 ‘기원정사(祇園精舍)’, 중국의 대형합창곡 ‘월음(月音)’과 ‘만홍(晩紅)’, 그리고 교성곡 ‘붓다’다. 지휘봉은 한국의 박범훈 교수(중앙대 부총장)와 중국의 리우웬진, 일본의 야스시가 잡는다.
특히 이번 공연이 눈길을 끄는 것은 3개국에 걸쳐 80여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단원이 모두 자국의 전통악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등장하는 악기도 30여종이 넘는다. 우선 한국단원들은 피리, 대금, 태평소, 가야금, 해금, 사물악기, 대고 대아쟁을 들고 나온다. 중국에서는 현악기인 고후와 얼후, 관악기인 디즈와 쏘나, 피치카토 악기인 쩡과 비파 등이 편성된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관악기인 조우후에, 사꾸하찌, 타악기인 다이꼬와 모듬북 등으로 연주한다.
봉축 기념음악회의 취지에 맞게 곡들도 대부분 불교를 주제로 했다. 박범훈 교수가 작곡한 ‘동점’은 불교가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유입된 경로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북인도의 대표적인 불교악기인 ‘시타르’와 ‘타부라’ 로 연주되는 이 곡은 박 교수 자신이 인도와 중국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분위기를 합주곡으로 만든 것이다.
이어 비파와 협연하는 ‘기원정사’는 13세기 일본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평가(平家) 가문의 영화와 몰락을 통해 불교의 무상관을 나타내는 곡으로 일본 불교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노래를 선보인다. 심오한 생명철학과 불교의 인연을 관현악 합창곡으로 편곡한 ‘월음’과 세월의 무상함을 노래한 ‘만홍’을 가수 공덕성(孔德成)씨와 한국의 불교 연합합창단이 공동으로 음성공양 한다.
한중일 3국의 공연이 끝난 뒤 시작되는 2부는 사실상 박범훈 교수의 무대다. 박 교수의 대표작인 교성곡 ‘붓다’가 김성녀(중앙대 국악대학 교수), 소리꾼 장사익씨의 독창과 관음사 길상사 봉은사 불광사 BM합창단 사자암 조계사 소속 합창단으로 구성된 240여 연합합창단의 합창으로 연주된다. 1991년 종교음악제에서 초연됐던 ‘붓다’는 부처님의 탄생에서 출가, 성도, 열반에 이르는 생애를 모두 10장으로 구성한 국악교성곡이다. 1부와 2부의 중간에는 채향순 교수(중앙대 타악연희과)가 이끄는 중앙가무단이 출연해 신명나는 전통 무용을 선사한다. (02)3141-4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