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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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어요 부처님오신날
부처님오신날에 관한 모든 것이 궁금하십니까.
또 부처님오신날 백배 즐기는 법을 알고 싶습니까?
그럼 펜을 준비하십시오. 부처님을 왜 목욕시키는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다른 나라의 부처님오신날은 언제인지 의문을
조목조목 풀어드리겠습니다.
자, 이제 들어갑니다.

1975년 공휴일로 지정
2년여 행정소송 결실

‘1975년 1월 15일 오전 10시’. 불자인 용태영 변호사(76·사진)는 73년에 총무처장관을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석가탄신일 공휴권 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만에 부처님오신날 공휴일 지정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법정투쟁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울고법에 제기한 첫 소송은 ‘원고 용 변호사가 기존의 성탄절이 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어떠한 권리나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하지 않았다’며 각하됐다. 그러나 용 변호사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 정부로부터 부처님오신날 법정공휴일 지정 공포를 받아냈다.

올해로 부처님오신날 지정 30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는 용 변호사는 “우리 불자들의 생일인 부처님오신날이 불자들은 물론 모든 국민들의 생일잔치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불자들이 더욱 노력해나가자”고 말했다.


● 부처님오신날은 왜 음력 4월 8일일까= 부처님의 일대기를 기록한 <수업본기경>과 <불소행찬> 등에 음력 4월 8일을 부처님 탄생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불본행집경>이나 <붓다차릿타>에는 음력 2월 8일로 기록돼 있어, 나라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 ‘천상천하유아독존’은= 부처님이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일곱 발짝을 걸어가 외친 탄생게다. 그 뜻은 바로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났다’는 의미. 하지만 본래 의미는 인간의 존귀함을 상징하는 말이다. 즉 모든 인간은 내면에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갖고 있고, 이를 깨달아 열심히 수행하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선언이다.

● 올해는 왜 불기2548년인가= 불교 기원력은 ‘불기(佛紀)’다. ‘불기’란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에 든 해를 기준으로 삼는 ‘불멸기원(佛滅紀元)’을 줄인 불교만의 연대 표시. 부처님 열반연도의 경우,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불멸 100년째 마우리아왕조에서 아소카 왕이 즉위했다는 기록과 아소카 왕이 불멸 218년에 즉위했다는 것을 기준으로 불기를 사용했다.

현재는 후자의 기준을 선택, 1950년 창립된 세계불교도우의회(WFB)가 네팔에서 4차 대회를 열고, 1956년을 불멸 2500년으로 해 불기 통일작업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1월부터 전격적으로 통일된 새 불기를 적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당해년도에 대한 계산방식차이로 다른 WFB 회원국들보다 1년을 더 셈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불기 2548년이나, 태국·일본 등 다른 WFB 회원국들은 올해가 불기 2547년이다.

● 관불, 이래서 한다= 부처님오신날 인근 사찰을 찾으면, 어김없이 아기 부처님에게 물을 뿌리는 관불(灌佛)의식을 볼 수 있다. 관불은 말 그대로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 불생회, 욕불회, 강탄회라고도 불린다. 이 의식은 부처님이 탄생하실 때에 제석천왕 등의 신들이 천상에서 향기로운 물을 가져와 아홉 마리 용이 오색향수로 부처님의 몸을 목욕시켰다는 <보요경>의 탄생설화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관불에는 중생 스스로가 탐욕의 때를 씻고, 깨끗한 지혜를 얻어 성불하겠다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시대 때 관불이 행해졌다는 기록이 있으나, 백제시대의 관불반(灌佛盤)이 발견돼 삼국시대부터 관불이 행해졌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관불은 점차 축소돼 1960~1990년대에는 성행하지 않다가 1990년 이후부터 부처님오신날의 주요행사로 자리 잡게 됐다.

● 육법공양, 왜 올리나= 부처님의 위의(威儀)를 찬탄하고 불자로서의 바른 삶을 서원하기 위해 올리는 전통공양의식이다.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물은 향, 차, 꽃, 과일, 등, 쌀 등 6가지. 연원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는 주요 법회 때마다 육법공양을 올릴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중 차와 꽃 공양의 전통은 다도와 불교 꽃꽂이로 발전되어 별도의 문화예술장르로 특화되기도 했다.

육법공양의식은 지난 92년 육법공양회에 의해 처음 재현됐다. 육법공양회는 호암박물관에 소장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의 말미에서 ‘연기조사가 국태민안과 선망부모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대사경법회를 열었으며 이 법회에서 청의동자가 꽃을 뿌려 도량을 청정히 하고 대중들이 향, 등, 차, 꽃, 과일, 쌀의 여섯 공양물을 부처님전에 올렸다’는 기록을 토대로 육법공양의식을 재현한 것. 이후 각 사찰이 육법공양회를 구성해 부처님오신날과 성도재일, 열반재일 등 5대 재일에 육법공양 의식을 행하고 있다.

● 제등행진은 언제부터= 제등행진은 <현우경>에 나타나듯 부처님 당시부터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신라, 고려시대부터 정월 보름과 부처님오신날 등 각종 사찰 행사 때 등을 밝히고 막대에 매달아 거리를 행진하는 제등행진이 성행했다. 그 기원은 ‘신라 경문왕6년, 진성여왕4년 때 정월 15일 황룡사로 행차해 연등을 간등(看燈)했다’는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이어내려 온 제등행사는 일제시대에 이르러 현재의 모습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해방 후에는 서울의 동대문 운동장을 기점으로 을지로와 종로, 조계사를 잇는 구간에서 열렸다.

1976년부터 부처님오신날 정식 공휴일 지정(1975)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장을 여의도 광장으로 옮겨 대중축제로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는 ‘연등축제’라는 공식 명칭으로 동대문 운동장에서 조계사를 잇는 제등행진과 함께 우정국로 일대에서 불교문화마당 및 어울림마당, 대동한마당 등 온 국민의 축제마당으로 확대해 열고 있다.

● 다른 나라의 부처님오신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홍콩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 8일이다. 대만에서는 2000년부터 부처님오신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전국에서 공식봉축행사로 꽃차행진, 관욕법회 등을 개최한다. 꽃차행진은 우리나라의 제등행렬과 비슷한 것으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형상화한 차량을 앞세워 타이베이 시내를 행진한다.

부처님오신날을 양력 4월 8일에 기념하는 일본에서는 봉축법회, 가장행렬과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가장행렬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에서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감차잎이나 꽃을 나눠주기도 한다.

네팔의 부처님오신날은 네팔력 1월 15일이다. 룸비니 동산의 봉축행사가 가장 대표적이다. 불상을 선두로 한 퍼레이드로 시작되는 봉축행사는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흥겨운 찬불가와 염불소리, 이를 즐기는 불자들로 그야말로 축제분위기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스리랑카, 인도 등 동남아지역의 부처님오신날은 인도력으로 둘째달인 웨삭(Vassak)월의 보름날에 해당하는 음력 4월 15일. 이날 불자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담긴 등을 만들어 대문에 걸어두고, 스리랑카에서는 아침 6시부터 팔관재계(八關齋戒)를 지킨다.

서양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 다양한 나라의 불교가 퍼져 있어, 정해진 바는 없다. 사찰을 운영하는 스님의 국적에 따라 각각 봉축행사가 진행된다.
강지연 기자 | anitya@buddhapia.com
2004-05-17 오전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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