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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산문 에워싼 푸르디푸른 잣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생멸 없는 법을 말하고 있다”며 “온 법계의 원수거나 친한 이나 흰 소 수레 함께 끌고 곧은 길로 나아가라”고 법문을 내렸다.
진각종 총인 혜일 대종사는 “부처님 오신 뜻은 모두가 부처임을 이르기 위함”이라며 “일체 중생과 국토를 위해 가슴에 반야의 칼을 품으라”고 당부했다.
태고종 종정대행 운산 스님은 “인간이 인간을 위하고 더 나아가 자연까지도 사랑하고 감싸면서 그와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조화로운 세상, 상생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봉축법어 전문이다.
두 눈을 뜨고 쥔 손을 펴니…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중생의 마음에 부처님이 오시니
사람마다 공덕의 숲이며
곳곳에 극락이 전개됩니다.
두 눈을 뜨고 쥔 손을 펴니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이 가득합니다.
미래의 노인과 과거의 청년이
손을 잡고 등불 켜니
평지풍파가 모두 사라집니다.
분별의 끝은 지옥이요
시비를 놓으니 무심 열반이라.
억겁의 무명이 한순간 지혜의 빛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스스로 자비함으로 맞이하고 지혜로 예배하며,
공덕으로 찬탄하니 기쁨이 넘쳐납니다.
온 법계의 원수거나 친한 이나
흰 소 수레 함께 끌고
곧은 길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부처님이 남긴 말씀 대천세계 가득하건만
어리석은 중생들 나그네 서러움에 잠겨있구나.
누가 알랴,
산문 에워싼 푸르디푸른 잣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생멸 없는 법을 말하고 있음을.
金口遺文滿大千 幾人長在客愁中
금구유문만대천 기인장재객수중
誰識繞門長翠栢 無今無古話無生
수식요문장취백 무금무고화무생
일체 중생 위해 반야의 칼 품으라
진각종 총인 혜일 대종사
법신불의 지비광명(智悲光明) 온 누리에 가득하니
뭇 부처들 저마다 빛나도다.
그대, 지금 석가가 오신 뜻을 묻는가.
그대가 곧 부처임을 이르기 위함이라.
햇살은 눈부시게 빛나고 나뭇잎은 초록빛 향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새들은 나뭇잎의 속삭임에 답하듯 즐겁게 지저귑니다. 법신 비로자나 부처님은 어느 곳, 어느 때나 법을 설하시고 있건만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에 물든 중생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법신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지혜와 자비의 광명으로 사바세계에 나툰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을 내 던져버리고 내가 곧 부처임을 자각합시다.
진언행자, 그리고 불자 여러분!
오늘날 사바세계는 병들어 가고 있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중생들의 삶의 터전인 자연환경은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나날이 파괴되어 가고 있으며, 인간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여 원수가 되고 있습니다. 갈등과 전쟁은 그칠 줄 모르는 일상사가 되었으며, 자연의 균형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재해는 이제 어떤 느낌도 주지 않는 평이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자연환경도, 중생들의 사회환경도 결국은 모두 나 자신이 원인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맑고 밝은 자신의 마음 부처를 깨쳐 인과의 이치를 바로 알고, 바른 인을 지읍시다. 그리하여 이 사바세계를 밝고 맑은 불국토로 만듭시다. 이것이 곧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뜻이며, 모든 불자들이 받들어야 할 뜻인 것입니다.
천지의 부처들이여!
일체 중생과 국토를 위해
큰 욕심과 큰 성냄을 낼지어다.
가슴에 반야의 칼을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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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종정대행 운산 스님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모든 이의 가정에 불은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슬기와 나눔의 빛으로 오늘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슬기의 빛으로써 이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시고, 나눔의 빛으로 고통받는 우리를 제도하시고자 하셨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보다 더 존귀하고 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이 세상의 주인노릇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보기술과 산업문명이 발달하고 그에 따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누리게 되었다 할지라도, 그것들이 인간의 삶과 생존을 결정짓거나 또는 인간 위에 군림하고 우선되는 그런 전도된 가치관과 현상은 이제 지양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든 제도의 굴레속에 스스로 갇히거나 인간두뇌가 발달시켜온 산업문명과 정보와 기술문명의 구속을 받고 그의 노예가 되는 모순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이제는 인간이 인간을 위하고 더 나아가 자연까지도 사랑하고 감싸면서 그와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조화로운 세상, 상생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서로가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욕심을 버려야 하고 나만 옳다는 주장과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과 처지도 이해하고 남의 말과 의견에도 귀를 기우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베풀고 그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며 슬픔을 함께 나누는 일들은 매우 훌륭한 자비와 사랑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세상의 주인인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또 인간이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고 사명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어울려 살아갈 때 부처님께서 오늘 이 땅에 오신 뜻이 구현되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