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룽파(1940~1987)가 1970년 가을에서 71년 봄까지 미국 콜로라도 볼더 명상센터에서 한 강의 내용을 묶은 것으로, 마음공부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명상 안내서’다.
하지만 그는 책에서 동양적 사상에 대한 상업주의적 접근은 ‘영적 슈퍼마켓’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한 예로 그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대상을 개념화하고 감정을 조작하는 인위적인 모습을 ‘영적 유물론(spiritual materialism)’이라 지적하고 있다.
“마음 공부란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미망(迷妄)을 불태워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몇 가지 수련 방법을 익혔다고 해서 스스로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게끔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영적 유물론은 바로 이 ‘나(에고, ego)’가 따로 있다고 믿는 집착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지은이는 내가 따로 있다는 생각이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므로, ‘나’라는 것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히 무너뜨리는 것이 깨달음의 시작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이 마음 공부를 끊임없이 방해하는 훼방꾼이 세 가지 있으니 바로 ‘모양의 군주’ ‘언어의 군주’ ‘마음의 군주’다. 세 군주는 육체의 안락과 안정, 쾌락에 대한 추구를 뜻한다. 이들 훼방꾼을 따돌리는 방법이 바로 명상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책에서는 ‘끊임없는 갈망에서 벗어나려면’, ‘자기 기만의 꿈에서 깨어나기’ 등 16개의 장에걸쳐 마음 공부로 나아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각 장의 끝에는 질문과 답변을 두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초감 트룽파의 마음공부
초감 트룽파 지음
이현주 옮김
열림원
1만1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