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의 바다와 갯벌, 다투듯 솟아있는 봉우리들과 그 사이사이 울창한 소나무들, 마음이 쉬어가는 암자와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여행 에세이. 다큐멘터리 작가 이지누의 명쾌한 고독과 깊이 있는 투시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풍경의 수사학을 보여준다.
책은 크게, 변산 일대의 풍경과 조곤히 사귀는 저자의 내면 기록에 해당하는 전반부와 저자보다 앞서 부안의 풍경과 교감을 나누었던 선인들의 발자취를 반추하는 후반부로 나뉘어 있다. 특히 후반부의, 저자가 변산 일대 곳곳을 다니며 한 글자 한 글자 눈여겨 보고 그 감상을 섬세하게 기록한 불가 선사들의 말씀이 시대를 초월한 교감으로 풍경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작가로서도 유명한 저자는, 스스로 말하는 하나의 텍스트인 사진들을 이용해 변산의 모습을 더욱 입체감 있게 보여준다. 글이 주는 감동과 향취를 오래도록 곱씹게 만들어 준다.
우연히 만나 새로사귄 풍경
이지누 지음
샘터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