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상도는 부처님의 일생에 있어서 출태(出胎), 출가(出家), 항마(降魔), 성도(成道), 전법륜(轉法輪), 입멸(入滅) 등 8가지 중요한 장면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생의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사바세계에 내려오는 모습, 부처님의 탄생, 수행을 위해 왕궁에서 탈출하는 장면, 녹야원에서 5명의 비구에게 설법하는 모습, 최후의 설법을 마치고 입멸하는 장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불화가 이해기(46)씨는 여기에 5년간 ‘아시타 선인의 예언’ ‘마왕 파순과 딸들의 유혹’ ‘7년만의 목욕’ ‘석가의 수기’ ‘앙굴리 말라’ 등 20여개의 주요 장면들을 더 그렸다. 이 씨는 그 결과물을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내놓는다. 전시 제목은 ‘금화(金畵)로 보는 부처님의 일생’.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에 선보이는 30개의 작품 모두 금(金)을 재료로 사용했다. 육안으로 바로 쳐다 볼 수 없을 정도의 가는 선(線), 그 선들의 조합으로 형성되는 면(面)들의 치밀한 조우 때문인지 보는 이들에게 심적 여운을 품게 만든다. 여기에 순금(純金)이라는 금속의 특성마저 물씬 묻어나 단순한 수묵의 멋내기나 변용을 뛰어넘어 부처님의 일생을 고급스럽게 조형한 느낌을 준다. 마치 숭고한 부처님의 일생을 영원토록 보존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 볼 수 있다. 특히 이씨는 고려시대 사경에 사용된 금니선화의 순금에 민어고기 부레풀을 써서 만들어 지는 불교미술의 전통기법을 계승하고 있어 의미를 더해준다.
미술평론가 홍경한 씨는 “그의 작품을 면밀히 뜯어보면 종교적인 시각에서 시간적 ‘무상(無常)과 공간적 ‘연기(緣起)’를 종과 횡으로 연결시킴을 알 수 있다”며 “불설(佛說)에 입각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통해 불교교리의 시각적 표현을 시도하는 장엄한 조형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한다. (019)9339-2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