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일본에도 한국불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번역된 논문들이 있긴 하지만, 한국불교를 알릴 일반서적은 <한국불교사>(김영태 저) 정도만이 소개됐을 뿐입니다.”
5월 1~2일 중앙승가대에서 열린 제2회 한국불교학결집대회에 참석한 간노 히로시(동아시아 불교학회장) 교수가 말하는 한국불교에 대한 평가다. 간노 히로시 교수는 “한국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결집대회와 같이 한국불교학자 수백 명이 모이는 국제학술대회를 일본이나 중국만이 아닌 유럽 등지에도 소개해야 한다”며 “한국불교에 대한 일반 서적을 출간하고, 연구성과를 알리는 등 한국인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한국 불교는 아직 잘 모른다’는 말이 결집대회에 참석한 외국 학자들의 일관된 대답이었다. 중국 북경대 중문과 주칭즈 교수도 “한국불교가 남긴 자료들은 중국 불교학자들의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지만, 한국불교 자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며 “극히 일부 학자들이 중국과 한국 불교연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불교학자가 수만 명에 이르지만, 한국불교를 전공한 학자는 거의 없으며, 한국불교는 일반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1600년에 이르는 한국불교의 역사와 최근 신진학자들의 활발한 연구활동이 한국불교 세계화의 바탕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고려대장경에만 남아 있는 <조당집>을 연구하고 있는 중국 청화대 장메이란 교수는 “<조당집>은 현대 중국어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는 언어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고려대장경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장 교수는 “한국에는 아직도 연구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자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이들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또 결집대회 최연소 참가자이기도 한 스즈키 켄타(동경대 박사과정) 씨는 “한국과 일본의 불교학자들은 국적은 다르지만 동아시아 불교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한국의 젊은 불교학자들과의 잦은 왕래를 통해 불교학 연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혀 한·일 신진학자들 간의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