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학자들의 두드러진 참여 속에 이들이 자국의 불교사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와의 비교연구 등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내놓았다. 또 양적으로 3배 이상 증가한 응용불교에서는 이를 사회 속에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연구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불교계 학술대회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제2회 한국불교학결집대회가 5월 2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외국학자들의 참여가 늘고 응용불교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 속에 한국불교사, 중국·일본·인도 불교, 선, 밀교, 응용불교 등을 주제 11개 분과에서 174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1회 대회가 한국불교학자들의 모임을 시도한 대회였다면, 이번 대회는 결집대회를 보다 조직화해 지속적인 대회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불교학 분야별 연구자들이 각자의 연구 성과를 한자리에서 펼쳐내 보일 장(場)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불교의 세계화라는 최근의 화두를 현실에서 보여준 대회이기도 하다. 교수부터 박사과정자까지 모두 44명의 외국학자가 논문 발표를 신청했고, 일본 ‘동아시아 불교연구회’는 외국 학회로는 처음으로 단체로 참여했다. 동아시아 불교연구회 회장 간노 히로시 교수는 “2년전 열린 인도학불교학회에서 결집대회를 처음 알게 돼 참여했다”며 “결집대회가 동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널리 알려진다면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논문의 주제별로는 응용불교에 대한 연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웃학문과의 학제간 연구 뿐만 아니라 종교·사상비교, 불교사회학적 측면의 연구로 불교학의 외연을 넓혔고, 발표된 논문도 지난 대회보다 3배나 증가했다. 노권용(원광대) 교수는 “불교는 원론적으로 다른 사상과 종교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며 “응용불교 연구는 이를 사회 속에서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로 나아가야한다는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집대회는 발표자들의 참여율 저조와 짧은 발표 시간으로 인한 토론 부족 등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대회 참여율은 지난 대회와 비슷해, 174편의 논문 가운데 자료집에 실린 논문은 139편으로, 35편의 논문은 발표되지 않거나 현장에서 제출됐다. 이에 대해 한 발표자는 “참석하지 않거나 논문 주제를 바꾼 경우를 보면 불교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들이 포함돼 있어 이들의 성실한 참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발표학자 당 논문 발표와 토론이 25분밖에 주어지지 않아, 발표된 내용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나 170여 편의 논문을 모두 발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남아, 다음 대회에서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제3회 2006년 한국불교학결집대회 대회장에는 종림 스님(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이, 조직위원장에는 이중표(불교학연구회 회장) 교수가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