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과 총지종이 현재 공석중인 종정(종령)을 새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누가 후임 종정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종정 덕암 대종사가 지난해 11월 22일 원적한 이후 5개월째 새 종정을 추대하지 못하고 있는 태고종(총무원장 운산)은 부처님 오신날 이후인 6월 3일께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새 종정을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고종은 당초 2월 추대할 예정이었으나 원로회의 의원들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추대를 늦춰왔다. 종단의 최고 어른을 모시는 중대한 일인 만큼 선출 보다는 추대가 바람직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미룰 경우 종단의 정체성도 흔들릴 것으로 우려, 시기를 6월초로 잠정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차기 종정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스님들에게 종단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종정 후보로 거론되는 스님은 서울 법륜사 조실 혜초 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일우 스님 등이다. 그러나 종단 집행부와 원로의원들이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어 좀처럼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덕암 스님의 수행가풍을 이은 혜초 스님은 총무원장, 포교원장 등 종단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태고종내 최대 문도인 대륜문도회를 이끌어 왔다. 반면 일우 스님은 청도 보현사를 창건한 이후 줄곧 포교와 수행에 매진해 왔으며, 대구·경북교구 종무원장, 중앙종회 의장 등을 지냈다.
3월 29일 제8대 종령 수성 대종사가 원적함에 따라 새 종령을 선출해야 하는 총지종(통리원장 우승)은 후보가 너무 많아 고민에 빠져 있다. 4월 22일 열린 승단총회에서 차기 종령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전 종령 수성 대종사의 49재가 지난 이후 다시 논의키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기로 스승(교화 일선에서 은퇴한 스승)인 원봉 정사와 효강 정사, 부산경남 교구장 혜암 정사, 중앙종의회 의장 의강 정사 등 5~6명의 스승이 차기 종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리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에는 일체 함구령이 내려졌다.
수성 종령의 49재가 아직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 종령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수성 종령이 새해불공 기간에 원적하면서 종단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록정 전 종령이 입적한 이후 6개월 동안 차기 종령을 선출하지 못했던 전례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종령 추대를 위한 승단총회는 6월 월초불공 직후 소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출범 한달을 맞은 우승 통리원장 체제가 원활한 종단운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서두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후보군에 올라 있는 스승들의 면모가 쟁쟁한 것도 총지종의 종령 선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