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3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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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윤씨가 집필한 육조 혜능대사 평전
그는 가난한 나무꾼이었고 교육도 전혀 받지 못했다. 불교 경전을 열심히 읽거나 암송하지도 않았으며 단 8개월 동안의 행자생활 기간에도 방아를 찧고 장작 패는 일을 한 것이 수행의 전부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육조 혜능’이라 부른다.

중국 선종의 6대 조사(祖師) 조계혜능(曹溪惠能, 638~713) 스님의 평전이 나왔다. 지은이는 전 중앙일보 종교전문 기자 이은윤 씨.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혜능 스님은 동아시아인의 마음밭(心田)에 선(禪)의 씨앗을 뿌린 ‘마음의 혁명가’”라고 평가한다.

“혜능 스님의 선사상은 유교ㆍ도교와 함께 동아시아 전통문화 형성의 근저를 이루어왔고, 지금도 동아시아인들의 삶 곳곳에 깊이 스며 있습니다.”

하지만 지은이는 1980년대 후반 이후 개방화 물결을 타고 중국 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선불교 연구가 불학(佛學)적, 선종사적 측면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평전을 집필하게 됐다고 한다.

“혜능 스님이 정식 출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종 6대 조사라는 지위에 오른 것은 통념과 전통을 깨는 이변이었습니다. 또한 ‘부처가 되는 깨달음의 길에 귀한 자와 천한 자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一切衆生悉有佛性)’는 혜능의 선사상은 중국 고대 사상 중 가장 격렬하고 인본주의적인 사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혜능의 선사상은 단순한 하나의 불교사상이 아니라 경제, 정치, 사회, 문화사상이 종교 형식을 빌어 표출된 ‘혁명사상’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지은이는 혜능 스님의 선사상이 성립ㆍ발전하게 된 사회사적 측면으로까지 시선을 넓히고 있다. ‘인간 각자가 스스로 본래의 깨침을 이룩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自宥本覺性)’거나 ‘이 마음 그대로가 바로 부처(卽心卽佛)’라는 혜능 스님의 가르침은 당시 노동자와 농민과 같은 억눌린 자들이 갈구하는 해방운동의 사상적 의지처가 되었다는 것이다.

“혜능의 선종 창립은 선종사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와 중국인들의 일상적 삶에 심원한 영향을 끼치는 특수한 해방사상의 탄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1부 ‘혜능의 생애’에서는 혜능 스님의 탄생과 출가, 5조 홍인 스님의 인가와 남방에서의 은둔 생활 등을 담고 있다. 생애에 관한 이견(異見)이나 연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쟁점’ 코너에서 여러 견해를 소개한다. 2~5부에서는 혜능 스님의 사상을 짚어본다. 5조 홍인 스님으로부터 법을 전수 받게 되는 계기가 된 득법게(得法偈)와 ‘바람이 불어 깃발이 날리는 것은 바람이나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풍번(風幡)문답’ 등의 게송의 뜻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어본다.

6부 ‘혜능과 모택동’에는 “혜능 스님은 전통적인 우상과 계율을 부정하면서, 용감하고 독창적인 혁신을 통해 중국 실정에 맞는 외래 종교의 중국화를 이룩했다”고 평가한 모택동 전 주석의 ‘혜능관’과 불교 인연을 담았다.

7, 8부에서는 혜능 스님의 일생과 설법을 수록한 <육조단경>을 다루고 있다. 남종선의 기본입장과 특징을 보여주는 근본자료인 <단경>의 성립 배경과 제작의도, 명칭의 성립, 개작(改作)설 등 해명되어야 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육조 혜능 평전
이은윤 지음
동아시아
1만2천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4-29 오전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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