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불교학자들이 올해 상반기동안 대거 한국을 찾는다. 대규모 불교학 국제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4월 22일 개최됐던 인도철학회(회장 김선근) 제2회 국제학술회의를 시작으로 한국불교학결집대회, 한국비구니의 삶과 수행에 관한 국제학술회의,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대회장 명성), 제1회 세계교수불자대회(회장 연기영)가 8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불교학자만 100여명에 이르러 불교학계에서는 한국불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입을 모은다.
△ 제2회 인도철학회 국제학술대회
‘현대의 위기와 인도철학적 대안’을 주제로 4월 22~23일 이틀간 열린 인도철학회 국제학술대회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곰브리치(R. F. Gombrich) 교수와 중국 북경대학교 동방학 연구원장 왕방웨이(王邦維) 교수, 인도 델리 대학교 철학과 바트(S. R. Bhatt) 교수가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부처를 이해하는 법’, ‘영웅은 침묵해야 한다 : 힌두교적 이야기와 그것의 도교적 변형’, ‘유기체적 윤리학’ 등을 발표했다.
△ 제2회 한국불교학결집대회
5월 1~2일 이틀간 김포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열리는 제2회 한국불교학결집대회. 170여명의 불교학자들의 결집 속에 40여명의 해외 불교학자들이 포함돼 있다. 한국 불교 전공자로 유명한 일본 토요가쿠엔 대학교 찰스 뮬러(Charles Muller) 교수와 중국 북경대학교 주칭즈(朱慶之) 교수, 일본 창가대학교 국제불교학고등연구소 소장 간노 히로시(菅野博史) 교수 등은 각 국에서도 저명한 석학으로 알려져 있다.
△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 본 한국 비구니의 삶과 수행’관련 국제학술회의
비구니 승단이 존속되고 있는 국가는 한국, 베트남, 대만, 일본의 단 네 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한국 비구니 승단은 1600년의 불교역사 동안 단 한번도 법맥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왔다.
5월 20~22일까지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 본 한국비구니의 삶과 수행’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는 한국 비구니 승단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학술대회다. ‘한국 불교사에서 여성의 역할과 활동’, ‘제도의 변화와 여성 승가의 설립’, ‘동아시아의 종교 수행에 있어서 법맥과 전통’, ‘여성의 신앙과 영성에 대한 여성주의적 접근’, ‘창조적 종교 표현과 새로운 가르침의 탄생’ 등 5개 분과에서 23개의 발표가 계획돼 있다. 이 가운데 학술대회를 위해 방한하는 해외 불교학자 10여명과 이들이 발표하는 논문 주제는 면면이 새롭다는 평가다.
특히 콜롬비아 대학교 바바라 루크(Barbara Ruch) 교수는 일본 비구니사 연구가로 최근 대학 내에 ‘여성 불교문화 연구소’를 세웠다. 또 미국 테네시 대학교 미리암 레버링(Miriam Levering) 교수는 1978년 하바드 대학교에서 중국 비구니와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이후 동아시아 불교에서 여성 선지식들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분야로 정립하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김포 중앙승가대학에서 열리는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에는 45개국에서 700여명의 여성 출·재가불자와 불교학자들이 참가한다. 이들은 ‘여성불자의 교육과 수행 : 현재와 과거’를 주제로 여성수행자의 수행환경 개선문제와 여성문제 등 여성 불자에 대한 현안들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대회 본행사인 학술발표대회에서는 ‘한국의 여성 불자들’, ‘세계의 여성 불자들’, ‘선정 수행’, ‘불법과 계율’, ‘불교 교육’, ‘불교 수행, 출가, 재가’, ‘일상 속의 수행’, ‘불교 수행과 여성 문제’, ‘참여불교 속의 수행’, ‘오늘날의 불교’ 등을 주제로 국내외 58명의 불교학자들이 발제자로 나선다. 전국비구니회 전 회장인 광우 스님을 비롯해 미국 라이스 대학의 앤 캐롤린 클라인(Anne Carolyn Klein) 교수와 칼튼 대학 종교학과의 파울라 어라이(Paula Arai) 교수가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 제1회 세계교수불자대회
8월 17~19일 3일간 강원도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교수불자대회는 ‘대화문명 시대의 아시아 문화와 종교’를 주제로 교수 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보기드문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4개월이나 남은 대회라 세부적인 준비는 진행 중에 있지만, 대표적인 한국인 불교학자인 미국 스토니부룩 뉴욕 주립대학교의 박성배 교수와 맥코믹 대학교의 전헌 교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영국 런던대학의 카렐 베르너(Karel Werner) 교수, 미국 미주리 대학교 댄 러써스(Dan Lusthaus) 교수 등이 공동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