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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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 스님의 ‘육법공양’ 공연
경건, 울림, 휘몰아치는 몸짓
불교의 전통의식과 공연예술이 무대에서 만난다.

4월 29일 오후 4시와 저녁 7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이뤄지는 ‘한동희 스님의 육법공양’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동희법음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의 주제인 육법공양은 신라시대부터 전통적으로 행해 온 불교의 6가지(향, 등, 꽃, 과일, 쌀, 차) 공양을 그 의미와 특색에 따라 연주와 춤으로 무대예술화한 전통불교의식.

1959년부터 영산재 예능보유자인 송암 스님으로부터 40여년 동안 범패를 비롯해 작법을 사사한 동희 스님(무형문화재 제 50호 영산재 이수자)이 이번 공연의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 동희 스님은 95년 영산재의 모든 작법을 철저히 고증하고 정리한 ‘영산대작법’을 무대에 올려 불교문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스님은 후학들을 위해 수십 년에 걸쳐 틈틈이 범패를 악보로 만들고 의식작법의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그려 무본(舞本)을 만들기도 했다.

‘육법공양’은 절을 마치고 경건하게 꿇어 앉은 자세에서 바라를 땅에 고요히 부딪쳐서 소리내고, 다시 바라를 울리며 일어서서 기하학적인 구도로 바라의 울림을 허공에 퍼뜨리는 ‘명발(鳴 )’로 시작된다. 이어 도량을 수호하고 재의 원만회향을 기원하는 ‘팔부금강(八部金剛)’, 엄숙한 분위기의 ‘봉청(奉請)’, 바라무의 기본적 형태인 ‘요잡(繞 )’, ‘법고(法鼓)’, 길을 일으킨다는 ‘기경(起經)’, ‘걸수(乞水)’, ‘돌 진언(眞言)’, ‘거령산(擧靈山)’, ‘육법(六法)’, ‘운심게(運心偈)’, ‘원아게(願我偈)’, ‘화청(和請)’ 순으로 진행된다. 이중 팔부금강, 거령산, 걸수 등은 소리이고 명발, 요잡, 기경, 운심게는 작법이다.

불교의식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잰 박자로 숨가쁘게 진행되는 법고다. ‘육법공양’도 예외는 아니다. 점입가경, 몰아지경, 법열락, 정중동…. 끝간데 없이 몰아 들어가는 숨가쁜 박자와 구해 스님의 피리소리, 그 속에서 펼쳐지는 동희 스님의 표정과 몸짓은 불교예술의 백미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동희 스님의 공연에서는 눈여겨 볼거리가 또하나 있다. 바로 무대 의상이다. 스님은 공연에 필요한 모든 장엄·의상을 옛 전통 그대로 손수 만들었다. 이번에도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백옥같은 고깔로 춤사위를 흩날린다.

동희 스님의 단독 무대이지만 구해(호적), 덕림(북, 태징), 지월(북), 진성, 성혜, 증문, 지수, 해범 스님 등 10여명의 스님들이 동참해 흥을 돋워주는 것도 이번 무대의 특징이다.

동희 스님은 “소중한 불교유산인 육법공양의 모습을 원형에 가깝도록 재현해서 그 문화적 가치와 정신을 널리 선양하며 불교를 알리고자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 스님은 “특히 이번 무대는 40여년간 불교예술을 가르치다 3년전에 열반하신 故 송암 스님의 뜻을 기리는 의미도 함께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02)532-2760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4-04-19 오전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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