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Quotient)가 강조되는 사회다. 건강지수는 행복지수(Happy Q), 애정지수(Heart Q) 등 여러 가지 요인과 밀접한 관련을 갖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원예지수(Horticulture Q). 식물을 보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회복을 꾀하는 ‘원예치료’가 이 시대의 새로운 건강지킴법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주는 원예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보기만 해도 건강 쑥쑥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녹색식물을 보고 있으면 몸의 정화와 이완을 유도하는 알파파가 증가해 심신이 안정되고 편안해진다고 한다. 산에 오르기만 해도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의 얘기. 실제로 녹색 파장은 신경흥분을 가라앉히고 혈압을 낮춰 불면증이나 각종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스킨다브서스나 벤자민 등의 녹색식물을 거실에 비치해 두면 좋다.
녹색식물만 몸에 좋은 것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대체요법의 하나로 ‘꽃 치료법’이 성행하고 있다. “사람의 오장(간, 심장, 비장, 폐, 콩팥)과 오색(파랑, 빨랑, 노랑, 하양, 검정) 등이 서로 깊이 관련돼 있고, 오색의 기가 오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氣)이론을 근간으로 하는 치료법이다.
장미, 백일홍, 베고니아 등 빨간색 꽃은 감각신경을 자극하여 혈액순환과 교감신경계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수선화, 해바라기, 나리 등의 노란색 꽃은 운동신경을 활성화시키고 우울감을 덜어준다. 또한 아네모네, 팬지 등의 파란색 꽃은 근육긴장 감소와 염증 완화에 좋다. 라일락, 도라지, 아프리칸 바이올렛 등의 보라색 꽃은 식욕억제 효과뿐만 아니라 백혈구 조성과 감수성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직접 가꾸면서 치료해요
꽃 자체의 유익한 파장으로 인한 심신상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지만, 살아있는 식물을 돌보고 가꾸는 행위를 통해 얻는 심리상의 치유효과는 그 이상이다. 그래서 최근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지에서 원예치료를 도입해 치료 방편으로 적극 이용하고 있다.
역삼재가노인복지센터, 태화복지관 등 5개 기관에서 원예치료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원예치료사 곽성신(한국원예치료협회) 씨는 “원예작업은 정서적 안정, 인지 기능 향상 및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치매환자나 장애아동의 경우, 직접 파종한 생명체의 결실을 마주할 때나 잡초제거 등의 작업으로 연약한 식물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때 자신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모종을 옮겨심는 과정에서 부담없는 손운동을 병행할 수 있어 적게나마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고, 꽃잎을 눌러서 다양한 장식품에 문양화하는 ‘압화’를 통해 미숙한 표현능력의 향상도 꾀할 수 있다.
이처럼 환자들의 재활에 적극 응용됐던 원예작업이 이제는 가정으로 흘러들고 있다. 최근 아파트 베란다나 거실 한켠에 정원을 꾸미는 집이 느는 추세다. 마당의 텃밭을 집안의 1.5~2평 남짓 공간에 그대로 들여놓는 것이다. 이곳을 통해 상추, 고추 등의 식용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꽃을 재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그린(www.ggreen.co.kr, 02-579-0597) 등의 실내정원을 시공하는 업체, 원예작업 동호회(예쁜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 cafe.daum.net/gardenjigi) 등의 활동도 잇따라 활발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