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에서 발견된 유물이 ‘마리아상’이란 이름으로 전시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재개관 기념전에서 이들 유물을 ‘마리아상’과 ‘돌십자가’라고 규정하고, 4월 8일부터 이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이 유물을 1956년 불국사에서 출토된 기독교 전래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불교 문화재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이 ‘마리아상’을 기독교가 7~8세기 중국을 통해 통일신라에 들어왔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 한명근 학예연구관은 “이에 대한 의견이 부분할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기독교가 신앙의 형태로 전래되기 보다는 유물 속에서 문화적으로 수용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김양선 목사의 생전 연구기록을 충분히 반영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교조각 전문가인 문명대(동국대) 교수는 “아기를 안고 있는 보살상 즉 모자상은 간다라 시대 등 여러 차례 발견된 바 있다”며 “전시 중인 유물을 직접 보지 못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불국사에서 발견된 유물을 마리아상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교수는 “‘돌십자가’는 불교에서도 ‘十’자 문양이 많이 사용된 만큼 기독교의 십자가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사방(四方)을 의미하는 ‘十’자에서 팔방(八方)을 의미하는 ‘卍’자로 확대된 의미인 만큼 이 유물을 기독교의 전래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