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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사물연구소 윤명진(62) 소장은 최근 십이지신상을 복원한 문화상품을 내놓으며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도 여주 영릉(英陵·세종대왕 릉)의 간의(簡儀·각도기와 비슷한 모양을 한 조선시대 천문관측기)와 국학진흥원의 혼상(渾象·하늘의 별을 보이는 그대로 둥근 구면에 표시한 천문관측기) 등 대규모의 과학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온 윤 씨. 최근에는 원형을 복원한 모형을 만드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영릉에 문화재를 전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문화재는 청소년들이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윤 씨가 모형문화재를 상품으로 제작하는 이유다. “아이들은 우리 선조들이 핸드폰 절반 크기도 안 되는 휴대용 시계를 가지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처음에는 놀라고 신기해 한다”며 “또 해시계의 원리를 설명해주면 선조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하는 윤 씨의 얼굴은 즐거움이 가득하다.
레이저를 이용한 재질검사에서 정밀 촬영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문화재 하나를 복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4~5개월에서 길게는 2~3년이다. 이렇게 복원해 놓은 문화재들도 ‘전시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윤 씨는 요즘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형제작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과학 수업의 대부분이 서양의 과학에 치중하고 있어, 우리 선조들의 과학 실력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까운 현실이다.
앞으로 윤 씨는 과학문화재 모형 제작과 함께 불교문화재 상품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십이지신상 복원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현재 중흥사지 쌍사자 석등(국보 103호)을 원형 그대로 모형으로 제작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각 사찰마다 유명한 석등 모형을 시리즈로 제작해서 불자들의 책상위에 석등을 올려놓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