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3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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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박사 소운 스님이 쉬운 불교서 펴내
“불교는 어렵다.”
이 말은 ‘부처님 가르침이 어렵다’거나 ‘불교사상이 난해하다’는 뜻이 아니라 2천 5백여 년을 이어오며 다양한 철학과 사상, 문화를 포용하고 발전을 거듭해온 불교를 ‘쉽게’ 알기 어렵다는 하소연으로 읽혀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불교를 하룻밤에 읽는다’니? 자연히 <하룻밤에 읽는 불교>를 펴낸 소운 스님의 이력을 먼저 살피게 된다. 스님은 1984년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동국대 선학과에 입학한 후 20여 년을 ‘불교 공부’에 쏟아 부었다. 일본 동경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스님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최초의 비구니 스님’이 됐고, 현재는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제가 처음 불교를 접했을 때는 온통 한문과 어려운 문장 투성이인 책 때문에 너무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는 ‘쉬운’ 불교책을 쓰자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한 권의 책에 불교의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지만 불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포인트만을 추려서 담았습니다.”

책에서는 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개괄적으로 살피고 있다. 인도와 중국, 한국, 일본, 티베트 등의 불교역사를 시대순으로 차근차근 설명한 뒤 불교사상을 초기불교, 중관사상, 유식사상, 화엄사상, 선사상 등으로 분류해 핵심만 풀어 썼다. 100여 장에 달하는 사진과 지도, 도표 등을 덧붙여 핵심 개념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스님은 이 책을 쓰며 한국불교의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한다.

“불교개론서를 쓰기 위해 관련 서적들을 수소문했는데 66권의 참고문헌 중 한국 사람이 쓴 책은 20%를 넘지 않았습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집중적인 외국어 교육시스템 확립과 후학들을 위해 작은 연구 성과라도 차곡차곡 쌓아가는 학문풍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공부가 수행’이라는 스님은 요즘 서울 성북동 약사암에 기거하며 일본 원로불교학자 마가오 가진이 쓴 <중관과 유식>을 우리말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초석을 하나하나 쌓아 나가는 준비인 셈이다.

“종교는 지식, 앎 자체보다는 그것을 실행에 옮겨 정체된 삶을 바꿀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이 자기 삶을 좀더 새롭고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룻밤에 읽는 불교
소운 스님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1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4-09 오전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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