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참석자
도각 스님(종회의원, 서울 사자암 주지)
법안 스님(종회의원,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부의장)
성태용 교수(건국대, 우리는선우 이사장)
위영란 편집부국장(현대불교신문)
94년 개혁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이었는가?
도각=94년 당시 가장 고뇌했던 것은 종단 내 제도개선 보다는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불교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였다. 종단의 비민주성과 비자주성을 바꿔보자는 것이 고민의 중심이었다. 그 중심에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선우도량이 있었다.
법안= 94년 개혁은 서의현 체제가 삼선을 염두에 두면서 수행자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현실에 사부대중이 분노하면서 종단 내부를 들여다본 계기였다. 종단 내 권력을 종도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총무원 다수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과 맞물려 종단 개혁의 단초가 됐다.
94년 이후 종단개혁이 잘 정착되고 있는지, 아니면 개선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위영란=94년이 지나고 난 다음 서의현 체제 반대 제도적 정비에 급급했다. 즉 서의현 체제 문제점 해결을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수행 등을 종단 핵심 과제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끌고 갔어야 한다. 또 개혁 과정에서 비판 세력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태용=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만한 여유도 없이 승단 존립에 급급했던 것 같다. 개혁 과정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개혁 세력이 종단 내에 들어가도 별 수 없다는 무력감이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중앙종회가 삼권분립 차원에서 이전보다 강화됐다. 그러나 책임성과 대표성 부분에서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법안=종회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종단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지적에 대해 답을 많이 알고 있지만 추진할 동력이 없다. 또 출가자 중심으로 기득권이 형성됐기 때문에 종도들의 여망을 받아들이는 고뇌가 없다. 재가자들이 종단 내로 못 들어오기 때문에 비판ㆍ감시 기능이 없다.
도각=종회가 계파로 짜여져 계파들끼리 어떻게 자리를 나눠먹는가 하는 구조다. 이런 문제는 종단 구성 자체가 문중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소위 봉건영주들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체성에 훼손만 가지 않는다면 교구본사나 사찰단위의 공동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영란=서의현 체제의 무소불위 권력이 이제는 종회가 됐다. 집단 이기주의화 되고 파벌주의화 됐다. 종회는 정치집단화 될 수밖에 없지만, 파벌이 아닌 각종 위원회 중심으로 가야 한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반드시 과보가 따를 것이다.
성태용=출가 수행자들은 그에 맞는 위치가 있다. 스님들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판정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은 다른 기구를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원체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중앙신도회 등 재가자들의 종단 참여 기회나 가능성을 열어줄 현실적 방안은?
도각=결국 의식의 문제다. 성직자들이 신도와의 관계를 교화의 대상으로 보는 고정된 시각 이 있다. 불교는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삼배를 하는 예법상의 문제도 있다. 이런 구조를 어떻게 종헌ㆍ종법 상으로 끌고 올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법안=스님들은 주인의식이 강하다. 재가자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도 강하다. 가톨릭의 경우 집행만 신부가 하고 운영은 공동으로 한다. 출ㆍ재가자 문제는 안에서 갈무리되는 방향으로 해소됐으면 한다. 사찰 운영에 반드시 신도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스님들 뿐 아니라 교단도 더 건강해 진다.
종단이나 사찰의 재정적 자원에 대한 생각은?
성태용=지금까지는 사찰 유지에 신도들이 돈을 냈지만 환경, 통일 등에 신도들이 돈을 내게해야 한다. 부처님 뜻을 바르게 구현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 신도들 의식도 향상된다. 한국불교는 거대한 자산이 있다. 이런 것들 잘 가공하면 포교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위영란=문화는 산업이다. 재원 창출에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면 그 외의 방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복지도 산업화 될 수 있다. 최근 웰빙이 사회 관심 대상으로 되고 있는데 여기에 명상이나 선 등 불교적인 부분이 많다. 이것들을 산업화 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중앙종무기관들이 너무 산만하게 구성돼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위영란=조계종은 십년동안 어렵고 힘들게 변해왔지만 사회는 더 크게 변했다. 이런 것들을 쫓아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사찰이나 단체들에게 이런 부분을 나눠줘야 한다. 하지만 조계종에서 하는 것만이 불교라고 하는 종단 이데올로기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법안=행정 집행부 기능과 역할은 94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종무원이다. 교구본사 단위까지라도 교역직 종무원은 시험을 친 후 일정한 연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총무원과 직영ㆍ직할사찰 만이라도 순환보직이 돼야 질적 향상 및 투명화도 가능하다.
성태용=조계종 정도 되면 전문가 집단이 튼튼하게 포진돼 있어야 한다. 기본 틀거리를 만드는데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하지만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종단에 힘을 집중할 때는 집중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94년과 98년 주된 원인과 교훈,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도각=당사자로서 부끄러운 얘기다. 결과적으로 너무 참혹했다. 다만 폭력만으로 종권이 찬탈되지 않는다는 교훈이 생긴 것 같다. 해방 이후 종단에 분규가 지속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이런 것들이 종식 단계에 있다는 것에 희망을 발견한다.
멸빈자 사면이 간절한 바람인가 정치적 문제가란 의구심도 지적되고 있다.
법안=사면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종단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화합과 상생 측면에서 사면해주자는 것이다. 물론 교훈으로 남겨두자는 것에도 일리는 있다. 사면 문제는 인내를 가지고 시간을 두며 해결해야 한다. 밀어붙이기식은 안 된다.
도각=어떤 명분으로든지 종회 의사정족수를 넘을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사면대상자들이 진솔하게 나왔으면 한다. 전 지구인들이 지켜본 집단 활극을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엔 동의할 수 없다. 또 사면이 원만하게 진행되려면 사면을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안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성태용=사면복권이 이뤄지더라도 여법하게 돼야 한다. 당사자들의 참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사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밑바닥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면하는 쪽이나 받는 쪽 양쪽의 접근이 여법하게 있어야 한다. 필요성이나 당위성만으로 하는 사면에는 반대다.
위영란=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적용할 시점에 바르게 적용됐는가도 중요하다. 정치적 정황상 올바른 판단이었는가도 생각해야 한다.
종단 구조와 사회적 구조를 종합해 2010년 까지 조계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태용=사부대중 공동체가 원활하게 화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비구니 차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 비구니 차별에 대해 스님들이 해답을 내야 한다. 이 외에 재가신도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위영란=불교계가 두려워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불자수 감소다. 유사수행법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불자수는 감소하고 있다. 교리와 수행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틀짜기가 필요하다.
법안=승단이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개혁정신을 살리지 못한다면 강력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근본개혁을 위해서는 이판과 사판의 구분이 필요하다. 또 재가자들이 종단 문제에 동참할 수 있는 활로가 열려야 한다.
도각=현 시기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에 대해 종단에서 발언을 해야 한다. 또 각 종단마다 고유한 색깔을 바탕으로 종파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